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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시즌 1 돼지와 공주 후기

Solation 2023. 10. 17. 08:25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봤다. 슈카월드에서 소개해주셨을 때 흥미로워서 보고 싶었는데
넷플릭스에서 잘 모르고 틀었을 대 생각한 거랑 달라서 실망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시즌 6이었다.  여자친구에게 돼지와 공주가 보고 싶다고 말하자 그걸 찾아주어서 보게 되었다.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다.
제목도 정말 센스 있다고 느꼈다. 무슨 동화의 제목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와 왕자와 같은 느낌이다.


간략한 줄거리


영국의 공주가 납치된다.
납치범은 공주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총리가 돼지와 관계를 가지라고 한다.
기한은 다음날 오후 4시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고, 여러 고민을 하게 만든다.
보고 나서 내가 생각한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사람들이 남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설사 그런 끔찍한 일을 해야 한다고 해도 그건 내 일이 아니니까, 망가지는 건 총리니까, 책임은 내 것이 아니니까 하며 보게 되고, 그렇게 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명에게 돌아간 책임은, 그 책임의 대상자를 의 심정을 신경 쓰지도 않고 고려하지도 않는다.

타인과 나의 연결성이라는 게 정말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리의 무능함


총리의 무능함을 탓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총리가 겪어야 하는 일은 총리의 무능함에 대한 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공주를 납치당하면 안 됐고, 납치되었더라도 공주를 구해내야 했으며, 공주를 돌려줄 거란 보장도 없이 그저 납치범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됐다.
돌려받을 방법, 돌려받는 절차 등의 방법을 듣지 않은 채 그냥 돌려줄 거란 믿음으로 시키는 대로 하는 건 그것대로 무능한 면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그걸 하고 나면 총리는 공주만 납치를 하면 무엇이든 해 주는 사람이 될 뿐이다.
그런 사람을 뽑고 싶은가?  
괜히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


공주의 목숨


총리로서 공주의 목숨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주의 몸값으로 영국 1년 예산의 절반을 요구했다면 들어주었을까?
아마 어떻게든 찾아내서 복수를 하든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그것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관심도만큼 공주의 목숨값이 오른다고 생각한다.
공주를 염려하면 염려할수록,  걱정하면 걱정할수록, 심한 일을 당하면 당할수록 총리가 어서 구출해 주기를 그런 치욕, 목숨보다도 중요하냐고, 강요하고 압박하게 된다.

명예로워 보였던 총리의 책임이 돼지를 겪어야 하는 끔찍한 책임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과연 목숨값과 인간성, 미래가 같은 무게를 가지게 될까?

이미 한 것과 다름없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총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이미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망해버린 이미지에서 총리는 공주를 구출해내지 못하면 관계를 맺는 게 가장 효율적인 판단이긴 하다.
총리가 하고 싶은지, 견디고 싶은지와는 별개로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우스갯소리로 남을 순 있어도 서서히 잊혀 갈 것이다.
나라면 여러 구출 시도가 실패하는 둥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할 것 같다. 이미 이미지는 한 것과 다름없고 남는 건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마무리


참 재미있었다. 전개도, 소재도 즐거웠고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런 생각할 거리가 있는 콘텐츠들 마음에 든다.
7점! 흥미로운 소재에 흥미로운 전개였다.
무엇보다 대충 만들지 않아서 좋다. 신경 쓰며 공든 티가 잘 난다.
이 시리즈가 왜 흥행했는지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