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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 존 오브 인터레스트 - 이유 모를 불편함

Solation 2024. 8. 19. 20:14

영화 후기 - 존 오브 인터레스트 - 이유 모를 불편함
영화 후기 - 존 오브 인터레스트 - 이유 모를 불편함

보고 싶었다.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시간대가 안 맞아서 못 봤던 영화다.
포기하고 나중에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동진 평론가님이 만점을 줬다는 영상을 보게 되었고
묘하게 다음 주 안에 영화가 내릴 것 같아서
주말 데이트를 마치고 아직 영화가 남아있는
코엑스 메가박스로 영화를 보러 갔다.


코엑스 메가박스


 좌석이 적길래 나는 괜찮은 상영관인 줄 알았는데
학교 시청각실 느낌의 상영관이었다.
좁고 적은 상영관에 오손도손 15명가량이 모여서 영화를 봤다.

인상적이었던 인트로


 나는 몇몇 해석 영상을 보고 가서 그런가
불쾌감 긴장감을 장착하고 봤다.
저 평온한 일상에 무언가 불쾌한 신호가 섞여 있을 거야 생각하면서 봤는데
시작도 인상적일 정도로 소리만 들리고 화면은 안 나오는 인트로가 있었다.

 특히나 작은 상영관이기에 상영기가 고장 났나 싶을 정도로
불쾌한 소리는 들리고 영상은 안 나오는 긴 시간이 이어지다가
이내 강가의 모습이 나왔다.

미묘하게 불쾌한 소음


 나는 꾸준히 소음이 들려온다는 걸 알고 봐서
귀에 신경을 많이 집중하고 들었다.
일상적인 소리도 나쁜 소리일까 신경쓰며 들었고
이상한 소리도 그 속에 담긴 게 없을까 생각하며 보았다.
그런데 확실히 이상한 소리인듯 아닌 듯 확신하지는 못하게 하는 소리가
꾸준히 끊임없이 들려왔다.
생각보다는 정상적인 소리라서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괴성을 기다리며
더 긴장했던 것 같다.

일상, 평온


 이야기 자체는 평온 그 자체다.
평화로운 풍경, 일상적인 가족의 이야기
노력하는 가장 정말 보고있고 진행되는 이야기는
고저가 없는 평온 그 자체다.
 전출가고 아내는 이사 가고 싶어 하지 않고
이면에 펼쳐지는 상황을 생각하면
절대 평온하고 안정적일 수 없는 그 일상이 믿을 수 없이 평온하고
꾸준히 진행된다.

일상 속의 비현실


 그런 평온한 일상 속에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개념이
불쑥 흘러들어오는게 놀랍다.
유대인을 징그러워하면서도 그들이 입어보던 옷 재산은 탐욕스럽게 사용하는 그들
더 얻어오라 말하기도 하고, 물건엔 마치 죄가 없다는 듯이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그들
또 주인없는 물건의 주인이 되어가는 그들이 마치 세라믹을 삼킨 것처럼
삐걱거리며 부드럽게 펼쳐졌다.

 나는 주인없는 물건이라는 게 이렇게 쓸쓸할지 몰랐다.
주인 없는 이라는 뜻에 그냥 땅바닥에 누군가 실수로 두고 간 물건 같은 게 아닌
바로 근처에서 사람이 죽어 없어져서 주인이 없어졌다는 게 상상이 안된다는 듯 행동하는 그들, 또는
너무 일상이고 벽 넘어가 마치 영원히 물건이 생겨나는 공장이라는 듯이 행동하는 그들이
어디 긁고 싶은데 긁고 싶은 곳이 어딘지 모르겠는 기분이 들었다.

꾸준히 불타는 굴뚝


 나는 영화를 보다가 생각해 보니 굴뚝에서 연기가 하염없이 피어오른다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 저렇게 끊임없이 타올라야 할 정도로 타고 있는 게 무엇이지?
그게 현실인가? 그게 실제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인가?
나는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그저 한두 달 사이에 이어진 큰 규모의 아주 큰 사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 표현되는 건 그저 일상처럼 꾸준히 항상 일어나고 있던 일이었다.
그렇게 까지 할 일이었을까
그렇게 공장처럼 돌아갈 수 있는 일이었을까
진짜 공장의 일부를 멀리서 보는 기분이었다.

중령이 높은 계급인가?


 그렇게 큰 수용소의 소장을 할 정도로 중령이 높은 계급인가 싶다.
아니면 그렇게 중요한 직책이 아니라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나 싶다.

 내용을 모르고 갔다면
내용을 어느 정도 모르고 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
더 섬뜩했고, 더 충격이 컸을 것 같다.
어느 정도 알고 가니 불쾌감에 대비하고
이유를 찾아가며 보게 되었다.

떠난 어머니


 아내의 어머니가 중간에 집을 몰래 떠나는 장면이 있다.
어머니는 딸의 집을 보고 나서 끔찍한 공장을 뒤로하고
완벽하다느니 천국이라느니 하곤 말했는데
그나마 역겨움을 느끼고 버틸수 없었던 사람인가 보다.

 나는 어머니가 떠나고 나서 오해로 잡히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렇게 잡히게 되었을 때
나는 정상이라고 그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크게 다르지않아서 주장하기 어려울 텐데 잘못되면 어쩌지 걱정하며 봤다.

자식 교육


자식 교육에 정말 좋은 공간이었을까
사람이 죽어나가고 사람재를 마시며 살고
총성과 비명이 들려오는데 아이들이 멀쩡할까 싶다.
사람이 감각이 어떻게 마비되어야 저럴 수 있을까

 

계속 우는 아기

계속 우는 아기를 통해 비극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걸까 생각했다.

 

떠내려오는 두개골

 

 솔직히 많이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뭐 현대인들이 강물에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강에서 사람 두개골이 흘러들어올 정도라니

얼마나 일상화가 됬는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아내는 이기적


그와중에 아내는 현실적으로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의 성공보다 남편으로 얻어지는 떡고물이 중요한
크게 악인은 아닌... 현실적인 악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기적이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관심 지역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다른 해석영상을 보니 관심지역과
비 관심지역의 차이를 드러내는 연출이 훌륭하다고 한다.
그 와중에 평온한 일상을 관찰하는 우리 관객들에게
너희는 비 관심지역에 관심이 없었음을 고발하는 것 같아
미묘한 불편함이 느껴졌다.

희망과 소녀, 적외선


신선한 장면이었다.
적외선으로 선행을 행하는 소녀..
행동도 해석영상을 보고 온 게 아니었다면
폭탄을 심는 건가 생각했을 것이다.
심해의 물고기를 보는 듯한 장면이 펼쳐지는데
요정을 보는 것 같고 묘한 비현실이 느껴졌던 장면이다.

 그저 의미를 혼자 생각해 본다면
적외선이 사람의 온기를 포착할 수 있는 만큼
온도를 포착하는 카메라로 사람의 온기를 촬영한 게 아니었을까

일하는 유대인들


 나는 일하는 사람들이 유대인은 아니겠지?
저 옆에서 어떻게 살아있겠어 생각했는데
나중에 해석을 들으니 유대인들이었다는 것에서
정말 놀랐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는 거지?
나라면 무서워서 미쳤을 것 같은데
심지어 안방마님은 일이 안 풀리거나 기분이 나쁘면
불태워버린다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재로 만들어 버린다고 하는 중
상상도 못 할 발언을 한다.
알고 봤다면 더 충격이었을 것이다.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다.

 

인간성

 

마지막에 회수가 헛구역질하는 장면이

인간성을 뱉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는데 나도 그게 맞는 것 같다.

헛구역질을 해도 뱉어낼 인간성이 거의 없고

그 후에 어둠 속으로 떨어져 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박물관

마지막에 갑자기 박물관이 나오는데 그분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청소를 한다. 나는 그 청소 작업이 계속해서 과거를 닦아내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무언가 뚜렷하게 무엇을 했다는 걸 보여주지 않고

수많은 신발들 옷가지만으로 참혹함을 표현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갈 곳 없는 신발들 주인 잃은 신발들 만으로도 참혹함이 절로 전해진다.

마무리


 일하던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묘한 영화고 소름 끼치는 영화다.
권할지는 모르겠지만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