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일기, 친구 모임] 231106 논현 친구 모임

Solation 2023. 11. 7. 18:40
귀여운 크로바


고난의 주간 시작이다.
이번주는 평일에 약속이 무려 3개나 있다.
죽어나가는 중이다.
아직 약속이 시작도 안 되었는데
벌써부터 힘들었다.

회사 자체는 그렇게 문제가 없었다.
머리가 안 돌아가서 많이 느렸을 뿐이다.
어제 많이 멍청해진 기분이었다.
착실한 공부가 중요한 게 약간만 난이도가 올라가도 바로 졸려진다. 참... 어떠다 이렇게 된 건지...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

정리하는 데 한 세월 걸렸다.
어쩜 그리 해놓은 게 많고 할 일이 많은지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한세월이 흐른다.
습관을 잘 들이고 할 때 잘해야 한다.

시간을 뭉텅이로 좀 보낸감이 있지만

오늘은 다들 6시 15ㅂ분에 퇴근했는데
지난주 결혼식 때 대표님한테 사람들이 얘기를 덜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날도 한 번 상황이 어떤지 살펴봐야겠다.

오늘 약속 시간이 6시 30분이라
회사에 좀 남아있다가
퇴근하고 나서 주방류라는 중식당으로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가람이가 처음에 소고기를 먹자고 했는데 나는 그 사이에 엄청 부르주아가 됐나 싶었다.
나는 소고기를 많이 먹어 본 편은 아니라서 그 정도 가격이 괜찮은지 아닌지를 몰라서 당황해했다.
얼굴 보는 거는 괜찮지만 돈을 그렇게 많이 쓸 생각은 없었다.

1인분만 먹으면 모르겠지만
술도 먹을 텐데 1인분만 먹을 것 같지 않았다.

걱정되는 우려를 남겼지만 논현 쪽으로 내가 부르기도 했고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는 입장이 아니었기에 알겠다고 하니까 중식집을 친구가 알아 왔다.

분위기는 좋은 식당이었다.
거기서 자장면과 매운 짬뽕을 주문하고 연태고량주 대자를 주문했다.
내가 고량주를 좋아하긴 하는데 확실히 술 받아들이는 양이 줄긴 줄었다.

예전이면 큰 문제없었을 양을 먹었는데도 금세 취기가 올라오고 먹기가 힘들었다.

음식 양도 덩달아 줄었다.
요새 간식 같은 걸 안 먹어 버릇했더니 줄은 것 같기도 하고
식사 중에 열심히 씹고 넘겼더니 금방 배불러지고 음식이 잘 안 넘어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서서히 양이 줄어드는 게 나한테 좋다.
간식으로 인해 찐 살만 빼도 나는 승리다.
참 가면 갈수록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하나 착실히 만들어가고 노력해 나가야 하는데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으니 약간 긴장된다. 약간 초조해진다.

어쨌든 주방류 음식은 맛있었다.
자장면 간이 정말 절묘해서 맛있었고
짬뽕은 그냥 무난했다.
천천히 이야기하면서 먹다가 꿔바로우를 주문했는데
꿔바로우도 맛있는 편이었다.

분위기 좋아서 좋아하는 사람이랑 오면 괜찮을 것 같은데
내가 데려올 것 같진 않다.
뭔가 딱 하고 인상 깊은 음식은 없었다.
그렇다고 인테리어가 엄청나게 특별하지도 않았다.
제일 맛있었던 게 짜장면인데 짜짜장면 시키러 데이트하러 오기에는 여러 모로 애매한 곳이다.

만나기 전에는 많이 고민하고 치쳤는데 막상 볼 때는 즐거웠다.
요새 친구들을 보면 실컷 놀리고
내 자랑을 많이 하는데 이건 좀 고칠 필요가 있다.

친구를 안 만나다 보니 놀릴 사람도 별로 없고
내 삶을 자랑할 사람도 없다가
친구만 만나면 입이 뚫려서 신나게 말한다.
상대방이 별로 들을 생각이 없어  보여도 말이다.
가람이가 재미가 있었길 바란다. 최대한 열심히 말하고, 이미 들었던 사람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꾸몄는데
너무 질리지 않기를 바란다.
어제 오랜만에 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어서 신났었다.

그리고 새삼 수연이랑 이야기를 나누니  수연이가 이것저것 도와준 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허

오랜만에 이야기들이 즐거워서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10시에 나오고 싶었는데 나도 아쉬워서 맥주집을 하나 더 갔다.
다음으로 간 곳은 영동 스낵이라는 곳인데 일본식 안주와 하이볼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거기서 간단한 가라오케 하나랑 하이볼을 하나씩 주문했다.

거기서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이야기도 나눴다.
당연히 우리 가는 줄로 알았는데 초대할지 말지 고민했다고 해서 의외였다. 오랜만에 친구를 보니 마음이 약해지기도 해서 모이자고 만나자고 했다.
솔직히 당연히 보는 건 줄 알았는데 의외다.

영동스낵에서 10시 반에 나올 생각을 하다가  나오지 못하고 10시 56분 차를 타러 나오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평소처럼 역에 갔다가 혹시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살펴봤는데 반대였다.
정말 소름 돋았다. 나도 내 말에 속아 내가 타려는 56분 차가 막차인 줄 알았는데 막차가 아니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그다음차 타고 너무 늦지 않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12시 넘지 않아서 다행이다.

피곤했지만, 돈이 좀 나왔지만, 친구들을 오랜만에 보니 좋았다.
나는 말조심, 자랑 조심, 놀리기 조심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