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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5~26 가람이 대구 결혼식 다녀온 후기

Solation 2024. 11. 11. 20:26

2024.10.25~26 가람이 대구 결혼식 다녀온 후기

 우선 축주를 부른다는 게 회사를 다니면서 하기에는 부담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나름의 선이라는 게 있어서 그 정도까지는 퍼포먼스를 내줘야 하는데
회사 다니랴 사람 만나랴 공부하랴 이것저것 하면서 하기에는 꽤나 부담스러운 작업이었다.
 
 물론 그게 하지 말걸 하고 생각되는 건 아니다.
하길 잘했다. 축하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
여러 모로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여정이었다.
대구까지 가야해서 KTX 기차표를 끊어야 했고
숙박할 곳도 찾아야 했고 돌아오는 표도 끊어야 했다.
뭐 이래 저래  대구에 여행 간다는 기분으로 내려갔다 왔다.

 내려가기 전에 하모니카 오케스트라 대구 사람들에게 어디 가면 되냐고 물어보았는데
막창 먹으면 된다고 막창집만 6군데 추천해 줘서
막창을 엄청 기대하면서 내려갔다.
이번에 내려갈 때 선우가 도와줘서 남자 5명이서 방을 잡았다.
선우야 다시한번 고마워
이번 기회에 선우랑 좀 더 친해진 기분이 들었다.

 가람이 결혼식이 하필 10시라서 당일에 가기엔 너무 빡빡해서 전날 숙박을 택했다.
금요일 퇴근하고 가기에는 너무 늦어서 저녁도 못 먹을 것 같아 오후 반차를 내고 일찍 출발했다.
회사에서 서울역까지 넉넉하게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점심 사 먹을 시간이 없이 딱 맞게 출발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긴 여행을 떠났다.
이렇게 혼자 여행을 가는 느낌은 오랜만이었고 설레었다.

그리고 새삼스레 대구가 멀긴 멀다는 생각을 했다.
대구역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고
먼저 온 인원뜰과 합류할까 하다가
나는 숙소에 먼저 가서 하모니카 축주 연습을 하기로 했다.
숙소가 찾기 어려운 데 있어서 좀 헤맸다.

 그리고 계단이 위험해서
술을 꽤 먹은 사람은 다칠 수 있겠다 싶었다.
같이 묵는 친구들한테 계단 조심하라고 알려 주고 길 안내를 해준 뒤 나는 하모니카 연습을 했다.
중간에 동재한톄 마술공연 같이 보러 가자는 얘기를 들었으나 축추 연습 때문에 어렵다고 전하고
나는 연습을 했다.

 상훈형이 다음날 보러 간다는 마술 공연이 동재가 보러 가는 공연인가 생각했다.
연습을 하고 저녁시간 맞춰서 애들 있는 곳으로 갔다.
저녁으로 뭉티기를 먹는다고 했다.
스마는 늦게 도착했는데 콩국수를 먹고 온다고 했는데
대구에 콩국수라는 게 있는지 처음 알았다.
종로그집이라는 뭉티기 집을 갔는데 오드레기도 맛있고 뭉티기도 맛있고 술안주로 기가 막혔다.

 다음에 대구에 올 기회가 된다면 더 맛난 집이 있나 찾아보고 와야겠단 생각을 했다.
뭉티기를 먹고 난 뒤에는 늦게 올 사람들 기다릴 겸
대구 시내를 좀 걷다가  게임센터로 향했다.
나는 수연이나 선우랑 다트 게임을 하고 그 뒤에 DDR 맞나?
스탭 밟는  게임을 했다.
정원이는 코노 가서 노래를 불렀다.

 얼추 시간이 흐른 후 막창집으로 이동했다.
사람도 모이고 10명쯤 되니까 가족모임하는 느낌이 들었다.
목적지는 팔공 막창! 다행히 자리가 있었고
안에 들어가서 막창을 시켰다.
물가가 정말 저렴해서 놀랐다.
막창도 저렴했고 술도, 음료도 저렴했다.
서울이 너무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니 동재도 오고 창현이도 오고 노태환도 오고 경모도 오고 왁자지껄 해졌다.
신나게 막창도 먹고 볶음밥도 먹고 다음엔 어디 갈까 하다가 베라를 가기로 했다.
이 정도 인원이면 내 배스킨라빈스 쿠폰을 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생각 못한 건 베라는 테이블이 작아서 우리 인원을 감당할 만한 크기가 안 되었다. 바로 돌아가서 눈여겨보았던 

대형 카페로 이동했다.

 11시까지 하신다는 카페였지만 12시까지 있어도 된다고 하셔서 염치 불구하고 들어갔다.
운 좋게도 고양이 카페였는데
각자 대화하거나 음료 먹거나 근황을 나누거나 고양이를 만지고 보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넓고 쾌적한 좋은 곳이었다.
시간이 늦어지고 졸려지니  내일 10시 결혼식도 가야 하고 슬슬 일어나기로 했다. 각자 숙소에 가서 밀린 얘기를 마저 했다.
남자 숙소에서는 맥주를 좀 더 까고 잠들었다.
옛날 얘기 하고 첫인상얘기하는데 정말 재밌었다.
선우가 참여를 못한 게 좀 아쉽지만 괜찮다기도 하고 할 수 있는 만큼은 열심히 신경 썼다.

 나는 다음날 축주가 있어서 제일 먼저  들어왔다.
그런데 뭐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다.
잠은 제대로 못 잠들었는데
밤에 모기가 엄청 많았다.
한두 마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0마리쯤 됐다.
올해 들어 최악으로 모기에 물렸다. 처음에는 옆에 잔 사람이 누군지 몰라서 참고 견디려고 했는데 옆의 사람도 같이 모기 잡으려고 손을 휘휘 젓는 걸 보고는 바로 불 켜고 일어나서 모기를 얼추 잡고 잤다. 모기는 선우가 거의 다 잡았는데 선우 없었으면 나는 끝없이 고통받았을 것이다.
새벽 다섯 시까지 물리고 깨고 잡고 하다가 한 2시간 잠든 것 같다.
일어나서 다른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모기는 우리 방에만 있었다고 한다. 하.. 슬퍼라

 일어나서 연주 좀 하고 옷 갈아입은 뒤 나나는 먼저 결혼식장으로 갔다.
가람이 사진도 잘 나오고 결혼식장도 멋있었다.
대구여서 널찍널찍 한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아쉬운 건 마이크 음량이 너무 높아서 정말 작게 연주해야 했다.
최소로 줄여달라고 해도 최소가 너무 소리가 커서 미세 컨트롤이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니 친구들이 모여들었고
정말 대인원이 모여들었다.
17명 가까이 됐는데
가람이가 인생을 잘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식 끝나고 친구들 덕분에 어깨가 하늘까지 올라갔다고 말하는데 나도 눈물이 났다.
축주로 불렀던 두 첫 번째 메리유는 아쉬웠지만
라라라는 하던 가락이 있어서 반응 좋게 마무리 됐다.
나중에 메리유도 들어 봤는데 이상하진 않았다.

 식이 끝나고 뷔페를 갔는데
여기 맛의 편차가 너무 컸다.
전날 술을 꽤 마셔서인지 긴장해서인지 나는 음식이 잘 안 들어갔는데 아마 술 쪽도 영향이 좀 있었을 것 같다.
결혼식 끝나고 답례품도 받아 오고 아래층 카페에서 얘기를 좀 하다가 형욱이 차를 얻어 타고 역까지 도착했다.

 오랜만에 형욱이랑 얘기를 오래 했는데 재미있었다.
연락이 자주 안 되는 건 아쉽지만 형욱이도 재밌는 친구다.
동재랑 같이 열차 타고 올라오고 도착해선 여자친구랑 데이트했다.
다녀올만했고 즐거웠고 가족여행 온 듯한 느낌이 드는 여행이었다. 축하한다 가람아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