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240922 데이트, 레터링 케이크 스톤브릿지, 남부터미널 꽃집 플로라 벨로,예술의 전당 테라로사, IBK 챔버홀 박종성 실내악 프로젝트, 우면산 산책, 매드포갈릭

Solation 2024. 10. 21. 20:21

 최대한 간단히 작성해서 일기를 쓰는 게 목표다.
 
 얼마 전이 2000일이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
꽃, 편지, 레터링 케이크, 공유주방을 생각했는데 오늘 공연 보는 줄 모르고 있었다. 공연 보고 요리 준비 할 걸 생각하니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공유주방은 포기했다.

 전날에 수연이네서 놀다 오고 집에 와선 흑백요리사를 4화까지 보다 자서 늦게 일어나지 않는 게 목표였다.
오전 10시에 일어나서 준비했다.
후다닥 씻고 나와서
 구리 스톤브릿지에 주문한 레터링 케이크를 받으러 갔다.
케이크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가지고 나오다가 자전거가 엎어져 한번 뒤집어졌었는데 숫자 2000의 2가 살짝 찌그러진 걸 빼면 문제없었다.

 구리역 출발하기 전에 매머드 커피에 들려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흡입하듯이 마셨다. 어제 피곤하게 보냈기 때문에 카페인을 섭취해둬야 했다.
 
 조금 슬프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약속장소인 남부터미널로 향했다.
남부터미널로 가면서 마저 못쓴 편지를 채웠다.
 남부터미널에 도착해선 롯데리아에서 간단하게 허기를 채웠다.
핫크리스피를 먹었고 지하에서 먹었는데 지하에는 데이터가 터지지 않아서 와이파이를 이용해야 했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찾지 못했으면 살짝 짜증 날 뻔했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꽃집을 찾았고 플로라밸로라는데가 예술의 전당에서도 가깝고 꽃들도 괜찮아 보여서 그리로 향했다.

 플로라밸로는 작고 예쁜 카페도 겸하고 있었다.
꽃 한두 송이로도 되는지 물어보고 거베라를 고른 뒤 15,000원을 계좌이체로 보내드리고 나왔다.
꽃다발이 살짝 크게 만들어진 것 빼곤 맘에 들었다.

 플로라밸로 가는 뒷길 길이 예뻐서 다음에 예술의 전당에 올 때는 그 길을 이용할 것 같다.
여자친구보다 내가 먼저 도착해서 예술의 전당 안쪽 테라로사에 자리를 잡았다. 선웅이도 동생이랑 와 있었는데 카페 안에서 마주쳤다.
안쪽 마주 보는 자리에 꽃과 편지 케이크를 두고 아메리카노 주문 줄에 섰다. 주문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을 때 여자친구가 도착했다.
이날 날씨가 좋아서 창가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고 창가자리를 잡으러 간 사이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개 주문했다.

 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피곤해서 흡입한 기억이 있다.
 
꽃을 본 여자친구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창가 자리를 잡을 때 테이블에 꽃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좋겠다. 부럽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자기 꽃이 되니 더 즐거워진 모양이다.
테라로사에서 2000일 기념 편지도 주고 케이크도 오픈했다.
꽃도 편지도 좋지만 레터링 케이크에 정말 놀라고 기뻐해줬다.
정말 상상도 못 했다고 한다.

내가 준비를 하기엔 전날 너무 즐겁게 놀았고 피곤한 상태기도 하고 공유주방을 안 빌리게 되어서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의도치 않게 서프라이즈가 성공하게 된 샘
내 눈에서 눈문이 나올 정도로 기뻐해줘서 나도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잔뜩 기뻐하고 나서 공연을 보러 ibk 챔버 홀로 향했다.

 그쪽으로 가는 길에 예술의 전당에도 꽃을 파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IBK 챔버 홀에 가서 표를 받고 물건을 물품보관소에 넣은 뒤 공연을 봤다.
공연은 너무 좋았다. 바이올린 첼로 소리도 너무 좋고
연주도 기가 막혔다. 반성하게 되고 많이 배우게 된 공연이었다.

 내 음악도 저렇게 들릴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보게 되었다.
정말로 고급진 공연을 듣고 따로 인사는 하지 않고 나와서 음악분수에 이끌렸다가
우면산을 등산했다.
우면산은 예술의 전당 뒤에 있는 산인데 나는 거기에 절이 있을지도 몰랐고 그렇게 예쁜 산책로가 있을 줄 몰랐다.

 매번 예술의 전당 뛰어 오기 바빴는데 다음에는 여기에서 산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오른쪽으로도 한번 갔다가 위로도 한번 올라갔다가 왼쪽으로도 갔다가 전망데크에도 앉았다가 하면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선 내려와서 예전 추억이 깃든 매드포갈릭에 왔다.
예전에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 공연을 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공연을 마치고 매드포갈릭에 왔던 기억이 있다.
그때 여자친구랑 엄마랑 처음 만났다.

시그니쳐 2인세트를 주문했다.
갈릭 빠네, 갈릭페뇨 파스타, 라구 에그플랜트 피자,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하나씩 주문했다.
6만 원가량 나왔고 음식 양이 꽤 많아서 배가 꽤 불렀다.
거기에 레터링 케이크도 다 먹어야 해서 힘들었다.
그래도 케이크가 맛있어서 레터링 케이크 못 먹을 줄 알았는데 다 해치웠다.

도시락케이크는 양이 적당해서 좋다.
매드포갈릭에서는 여자친구가 감동받은 이야기 오늘 공연이야기 내가 어제 옳고 온 이야기 등 밀린 이야기를 했다.
나는 최근 본 흑백요리사 얘기까지 하고 식당을 나왔다.
다음 주에 다음 편들 나오면 여자친구랑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초까지 소화시킬 겸 산책 겸 걸으러 갔고
거기서 헤어졌다.

헤어질 때 내가 편지랑 공연 티켓 팜플렛 들고 갈 뻔했다.
여자 친구와의 데이트는 항상 좋지만 오늘은 특히 더 완벽한 날이었다.
집에 도착해선 이마트에 들려서 일용할 제로콜라를 사 오고
슈카월드를 보면서 노닥거리다가 잠을 자러 갔다.
좋고 재밌었지만 피곤한 주말이었다. 심지어 늦게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