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03 여자친구 부모님 만난 날
241103 여자친구 부모님 만난 날
시간이 좀 지나서 간략하게만 적으려고 한다.
평일에야 일하느라 시간이 빨리 지나갔지만
토요일, 일요일은 진짜 긴장이 많이 되었다.
부모님이 보시기엔 내가 한없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적으로 허락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지란 생각도 들었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뭘 말해야 하지, 준비는 잘 되고 있나 하는 생각들을 했다.
무엇을 해도 나는 정말 부족한 사람으로 느끼실 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당당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설설 기지도 않고 이야기는 충분히 경청하는 청년이 되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막상 다 가지고 있는 부자에 성격 좋은 사람이 와서 거들먹거리는 걸 상상하니
그것도 충분히 우스웠다.
이날을 위해 우선 잠을 충분히 잘 자 두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피곤해 보이고 나이 들어 보이고
집중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아침에 충분히 잠을 자고
선물을 드릴 꽃을 찾아다녔다.
동네에 눈여겨 본 꽃집이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선물을 드릴만큼 퀄리티가 좋진 않았다.
돌아와서 정장을 입고 좀 일찍 출발했다.
저녁 식사 자리를 기다리면서 꽃도 사고 안경 코도 교체하고 만만의 준비를 갖췄다.
저녁식사는 일일향에서 중식을 먹기로 했는데
6시가 되길 기다리면서 커피빈에서 달달한 망고주스를 마셨다.
망고주스 맛있더라
넥타이도 단정히 매고 혹여나 만나서 화장실을 갈까 봐 장도 단단히 비우고 이동했다.
자리는 정말 어려웠다.
어떻게 안 어려운 친구가 있겠는가
선물로 준비한 홍삼을 드리고 아버님과 고량주도 마시고
간간히 음식도 먹고 말씀해 주시는 것 귀담아듣고
땀 흘리면서 집중하고 준비해 온 말 말씀드리고 하며 시간을 보냈다.
더 잘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게 지나갔다.
여자친구가 많이 챙겨주기도 했고 잘 도와줬고
부모님들도 화내거나 언짢아하시지 않았다.
얘기하는 동안 엄청 긴장해서 술을 더 많이 더 자주 마시고 싶었다.
내가 마시고 싶은 속도와 아버님이 마시고 싶은
속도가 많이 달라서 애가 탔다.
나름 잘 마무리하고 여자친구와 캔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긴장되고 힘든 날이었다.
그래도 잘 끝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