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시작
항상 열심히 사는 정환형이 회사 계약기간이 끝나 한가하던 때의 이야기다.
나는 남들이 우리 동네 놀러 오는 걸 꽤나 좋아하기에,
한가하다고, 심심하다고 하는 형을 우리 동네로 놀러 오라고 꼬시던 참이었다.
내 제안을 덥석 문 정환형이 당장 내일이라도 올 참이었고,
생각보다 바빴던 나는 당황하며 내가 사실은 놀기 귀찮아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
갑자기 잡힌 약속에 그나마 내가 하고 싶던 것을 제안했다.
진
"형 보드게임 하는 건 어때?"
정환
"보드게임은 둘이 하면 재미없잖아"
진
"그럼 수연이나, 오철이 되는지 물어볼까?"
정환
"그래"
오철이가 바빠서 못 올 것 같아 수연이에게 먼저 물어보았다.
수연이와 흔쾌히 약속이 잡혔고 오철이에게도 물어보았다.
당장 내일인데 시간도 말 안 한 게 웃겨서 남긴다. ㅋㅋㅋㅋㅋ
보드게임은 우리 동네 하기엔 우리 동네 보드게임방은 게임이 많지 않기에
홍대에서 보기로 정해졌다.
홍대 보드놀이터 홍대입구점
보드게임을 하러 왜 우리 집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홍대입구까지 가냐고 물으신다면,
내가 가 본 보드게임방중에 제일 게임도 많고, 가격도 저렴해서 그렇다.
내 대학교 2학년 3학년 동안에는 보드게임방을 엄청 많이 갔는데,
제일 자주 가는 곳이 보드놀이터였다.
어느 날 사장님이 아르바이트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셨고,
약 2년 정도 보드놀이터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군대를 전역한 후에도 1년 정도 보드놀이터에서 알바를 했는데,
이 정도면 보드게임에 어느 정도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보드놀이터를 그만둔 후 사장님 뵙기가 조금 창피해서 다른 보드게임방을 많이 다녔는데,
수많은 보드게임을 접해온 내 입맛을 만족시키는 보드게임방은 거의 없었다.
결국엔 못 해본 게임을 하기 위해서 다시 보드놀이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보드놀이터 홍대입구점 위치는 이렇다.
근처에 본점이 있긴 하지만, 내가 추천하는 매장은 홍대입구점이다.
그 이유는 사장님의 유무와, 게임의 종류의 차이다.
사장님이 어떤 게임이든 설명을 굉장히 잘해주시고,
추천도 굉장히 잘해주신다.
나 같은 경우에는 못 해본 게임을 하고 싶은데,
보통 어려운 게임인 경우가 많다.
다른 매장에서는 게임이 없는 경우도 많고, 설명을 못 해주시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드놀이터는 사장님부터가 보드게임 덕후라 항상 최신 게임을 들여놓으시는 편이다.
못 해본 게임 하기 정말 이만한 데가 없다.
게임의 종류는 2호점을 차리실 때
마니아들을 위해 좀 신경을 쓰셨다고 했다.
게임의 종류도 더 많이 준비하고, 공간도 쾌적하게 하기 위해 신경 쓰셨다고 했다.
그래서 매장 품질을 유지하시기 위해, 사장님도 계속 계시고, 게임의 종류도 홍대입구점이 더 많다.
윙스펜
보드놀이터에 가자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항상 잘 챙겨주신다. 그저 자주 놀러 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첫 게임은 윙스펜으로 골랐다.
예전에 왔을 때 사장님이 추천해주셔서 한 번 해봤는데,
그동안 해왔던 전략 게임과는 완전히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렇게 새알도 있고
주사위 굴리는 모이통도 귀엽고
먹이도 모으고 알도 낳는 게임이다.
새를 모아서 점수를 얻는 게임이고,
점수를 얻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게임이 끝날 때 남은 알의 개수도 점수,
각자의 비밀 목표도 점수,
잡아먹은 새의 수도 점수,
저장한 먹이의 수도 점수,
공통 목표 순위도 점수
이렇게 점수 날 경우도 다양해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게임이 끝나도 점수가 비등비등해서 굉장히 재밌었다.
그리고 또 하고 싶어 진다.
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게임을 해보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보드놀이터에 가자마자 또 이걸 하자고 했다.
수연이는 안 해봤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랑 오철이는 또 하고 싶었다.
의외로 정환형은 그때 이 게임이 복잡해서 엄청 재미있진 않다고 했다.
게임은 4라운드로 이루어지는데 4라운드가 끝나면 이렇게 점수가 나온다.
크 내가 이겨서 사진 찍은 것 같다.
수연이는 룰을 잘못 이해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플레이해서 저렇게 점수가 낮다.
보통은 비슷비슷하게 끝난다.
게임이 끝나고 나랑 오철이는 한 판 더 하고 싶었는데,
수연 정환은 읽을 게 너무 많고 머리 아프다고 다른 게임 하자고 했다.
그러던 중 딕싯 일러스트 작가의 신작 딕싯 : 스텔라라는 보드게임을 하기로 했다.
딕싯이라면 머리 복잡하지 않은 게임이기에 후속작도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 골랐다.
딕싯: 스텔라
딕싯 일러스트 작가가 만들어서인지 일러스트가 아주 훌륭했다.
게임 방식은 딕싯과 비슷하면서 달랐는데
이 게임도 마찬가지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게임이다.
저렇게 여러 장의 그림들을 두고
제시어가 주어지는데
그 제시어에 해당하는 그림들이 무엇인지 선택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 중요한 건
내가 생각한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고른 그림이 최소한 다른 한 명이 골라야 한다.
아무도 없으면 탈락!
한 명이라도 있으면 점수를 얻는다.
이때 제일 좋은 것은 나랑 겹치는 사람이 딱 한 명만 있는 경우다.
그 경우 정식 명칭은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리는 '깐부'라고 불렀다.
'깐부'는 추가 점수를 더 받는다.
약간 빙고 느낌도 나는 게임이었다.
가볍게 즐기기 정말 좋은 게임이었다.
중간중간 과자 내기, 음료 내기, 게임비 내기도 하며 게임도 즐겼다.
블리츠
다음 보드게임은 내가 소장하고 싶은 목록에 있는 게임인
블리츠라는 보드게임을 했다.
밥을 먹으러 가기엔 시간이 약간 애매하고,
그렇다고 오래 걸리는 게임을 하기엔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딱 15~20분 하기 좋은 게임을 골랐다.
블리츠는 순발력 게임인데, 룰도 쉽고, 긴장감도 넘치는 게임이다.
3~5명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고
게임은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각자 앞에 놓여있는 카드에 색갈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음료수' '수도' '나라' 이런 것처럼 제시어가 적혀있다.
긴장하며 기다리다가 어느 누군가 나와 같은 색깔의 카드를 뽑으면
같은 색깔의 사람끼리 서로의 제시어를 말하면 카드를 뺏어올 수 있다.
그래서 게임이 끝났을 때 카드를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이긴다.
이 게임 가볍게 하기 정말 최고다.
3~5명의 인원이라면 실패하기 정~~~~ 말 쉽지 않다.
할 게임이 없다면 추천합니다.
블리츠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저녁은 중식에 고량주를 먹기로 했다.
220114-친구모임-2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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