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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일라이 후기

Solation 2023. 10. 31.


#일라이 #뮤지컬 #후기
<일라이 네이버> 스포x 후기

공연 기간
23.2.10~. 4.30

러닝타임
150분 인터미션 15분

출연진 : 아래 나무위키 링크가 정리가 잘 되어있다.
https://namu.wiki/w/%EC%9D%BC%EB%9D%BC%EC%9D%B4(%EB%AE%A4%EC%A7%80%EC%BB%AC)#s-6

공연 장소 :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

스토리:
우수하고, 명망 있는 학생들만 온다는 브릭스턴 학교
그중에서도 최 우등반에 전학생이 오면서
친구들 간의 미묘한 관계에 금이 가고 무너져 가기 시작한다.

한 줄 평: 좋은 목소리, 매력적인 연기력, 잘 짜인 스토리, 훌륭한 조명이 갖춰진 좋은 뮤지컬이었다.

6점 : ★★★

간단 평 :
시간 순서가 복잡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이해가 잘 되는 편이다.
전학생을 뻔한 소재로 활용하지 않아서 좋았다.
캐릭터 간의 특징, 미묘한 인간관계가 오밀조밀해서 좋다.

자세하고, 스포가 좀 있는 후기는 티스토리 후기를 추천한다.

일라이 후기<티스토리>


스포 X 후기는 네이버 글을 추천한다.

<> 주인공의 이름 왜 일라이일까??

라이는 거짓말을 말하는 것 같은데 앞에 일은 뭐지?
진실이라는 단어에 일이 붙는 다른 게 있나???
고민하면서 보다가 끝에 가서 알게 되었다.

작중 일라이는 단 하나의 거짓말을 하는데
이름은 그 거짓말을 뜻한다.
나한테는 그게 큰 거짓말로 느껴지지 않았다.


<> 리온


처음에는 이렇게 멋있고 당당한 청년이 없구나 싶었다.
가난하지만 끝없이 노력하고 독기에 가득 차 있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야망이 있는 청년이었다.

주변 여성들이 충분히 선망할 만했고,
저스틴이 질투할 만했으며 일라이가 정말 소중한 친구로 여길만한 사람이었다.

세상의 인맥, 돈의 한계를 자신의 노력, 의지로 극복하려는 그의 모습은 정말로 멋있었다. 보통의 각오와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기에,
항상 완벽해 보이려고 하고 독기 가득 찬 모습은 진실한 그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그건 그거대로 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원래의 나, 있는 그대로 내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여주는 나 또한 나이다.
더군다나 리온처럼 초인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거기에 흠을 잡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뮤지컬의 내용을 보다 보면 진행되는 이야기를 보면
리온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초인적인 집념을, 야망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도 한 명의 소년이었고, 세상을 알아가며 자기가 부딪치고 있는 벽이 얼마나 두껍고 높은지 체감하게 되었다.


그에게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데,
그의 주변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 기회를 갖고 있고
삶을 아무렇지 않은 듯 살고 있었다.
충분히 초조해하고 힘들만했을 것이다.

절망한 그는 정말로 보잘것없어 보였다.
더 이상 일라이가 이끌렸던 멋진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그저 이미 빚을 져 버린 일라이에게 한없이 의지하는 의존증 환자일 뿐이다.
특히 나는 '맥스'라는 마약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
이미 그의 속은 썩어 있었고 타락해 있었다.

바로 선생님께 보고할 줄 알았던 그가
한번 해볼까? 하는 소리를 듣고
리온은 그저 목표를 위해 과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높은 저 끝까지 올라가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그걸 할지 안 할지 고민하고 갖고 있는 순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이후의 그는 그저 빛을 잃고 흔들리는 세상에 치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억울한 것도 없고 더 빛을 쫓을 수도 없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봤을 때는 노윤 배우님이 연기해 주셨는데
노래를 정말 잘 불렀다.
바람 노래도 그렇고 들을 때마다 귀를 씻는 기분이었다.

<>일라이


내가 봤던 박좌헌 배우님은 정말로 매력적인 연기를 하는 분이었다.
그 소년의 해맑은 마음과 행동들을 느낄 수 있었고,
친구끼리 하는 말투와 리온을 아끼는 마음이 정말 잘 느껴져서 감탄하면서 봤다.
일라이의 미소도 정말 아름답다.

일라이는 초반 설정에 세상에게 실망하고 삐딱하다고 하기에는
사람이 너무 괜찮고 착하다.
리온 때문에 사람이 괜찮아졌다고 하기에는 본바탕이 너무 괜찮다.
그 와중에 머리도 좋은지 최우등반이다.
혹은... 아버님인 이사장님이 손을 썼을지도 모른다.
그건 그거대로 학교가 썩어있다는 방증이다.

박좌헌 배우님이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나는 사랑의 감정보단
친구가 일반적인 친구 이상으로 너무 소중해져 버린 사람으로 느껴졌다.
살다 보면 가족보다 소중해지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런 친구를 만나고 나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소년의 마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 소피


평화롭던 학교에 파문을 일으키는 전학생이다.
전학생을 뻔한 소재로 사용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외로워하고 허영심이 많고 꾸며내기 좋아하고 사람을 그리워하는 아이였다.

나는 친구들이 자신의 거짓말을 믿을 때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는 소피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그때 나는 소피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매력, 능력, 인간관계에 하늘을 찌를듯한 자신감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소피의 집에 모여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며 가끔은 약을 했다고 얘기할 때의 노래도
인상적이었다. 다들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조명도 너무 잘 구성되어 있어서 감탄하면서 봤다.

소피는 다 좋은데 무능해 보였다.
어떻게 모든 일을 다 알게 되는지도 의문이지만 그 알게 된 걸 가지고도 잘 활용하지 못한다. 브릭스턴 학교에 올 만한 재목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저 억울하게 당하는 역할, 퍼주는 역할을 하다가 배신하지도 못하는 역할이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죄책감, 양심을 자극하는 인물로 보인다.

작중 소피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누군가 바라봐주었다면... 하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누군가 좋아해 주길 바라는 건 안일하다고 생각한다.
소피는 아무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꾸미고, 거짓말을 하고, 능력 있는 척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 소피는 잘했지만 요령 있게 해내지는 못했다.
평범한 학교였다면 통했겠지만, 최우수 학생이 되기 위해 권모술수가 판치는 브릭스턴에선 너무 물렁한 생각이었다.
소피는 그에 맞춰 칼날처럼 자신을 정제할 필요가 있었다.
가진 걸 더 이용할 줄 알아야 했고, 자신을 많이 드러냈으면 안 되었다.
결국엔 딱 이용하기 좋게 이용당했다.

개인적으론 소피 역을 맡은 이지연 배우님이 친구와 좀 닮아서 몰입이 잘 안 됐다. (조금!)

<>저스틴


친구인 듯 아닌 듯 독특한 매력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자신감 넘치는 부잣집 도련님의 모습을 정말 찰떡같이 잘 그려냈다.
말포이와 해리, 론의 관계를 보는 듯했다.

다만 그 이후 불륜과 공급책의 역할은 좀 억지가 아니었나 싶다.
그 정도면 이미 썩어버린 브릭스턴의 학교에서 진실이 도대체 뭐가 의미가 있나 싶다.
브릭스턴엔 이미 지킬 가치가 없는 데 있는 척하느라 문제가 발생한다.

<> 앨리스


사실 리온이 앨리스랑 왜 사귀는지도 의문이었다.
고백은 누가 했을까 공부할 시간도 없어야 할 텐데,
뮤지컬 내내 보이는 모습은 그저 껍질뿐인 연애였다.
리온이 앨리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가 없어서,
앨리스의 불륜도 그렇게 충격적이지 않았다.

앨리스는 모의 법정에서 판사 역을 맡았는데
그럴만한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
리더쉽도 없고, 현명한 판단력도 보이지 않았다.
등장인물 중 가장 개성 없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그저 질투하고, 바람피우고, 전학생을 미워하는 역할만 맡았다.


앨리스도 내 지인과 닮아서 묘한 기분으로 봤다.

<> 율리아


재밌는 캐릭터였다.
똑똑한 척하려는 4차원 캐릭터라니 신선하다.
심지어 속내는 닳을 대로 닳은 인간이다.
캐릭터성도 나쁘지 않았고 그에 맡는 연기를 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대충 사는 아이도 최우등반인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면 그럴수록 죽을 듯이 사는 리온만 우스워지는 일이다.
보면 볼수록 브릭스턴엔 명예가 없다.

<> 교장


내가 봤던 변희상 배우님의 양복 핏이 기가 막히게 멋져서
직접 사신 걸까, 의상을 맞춰주신 걸까 궁금했다.
공연하는 내내 식단 조절을 하셔야겠구나 고생하시겠단 생각을 했다.

나는 끝나고 나무위키를 보고 나서야 교장선생님이란 걸 깨달았다.
그동안은 담임선생님인 줄 알았다.

누구보다 공정해야 할 선생님, 학생 사이에서 판사 역할인 선생님도 누군가를 편애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봤을 때 꽤 충격적이었다.
정말로 거짓과 진실에 관해 얘기를 하고 싶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 스토리


시나리오 작가님이 글을 쫀쫀하게 잘 쓴다고 느꼈다.
전개도 등장인물의 관계도 매우 흥미진진했다.
주제도 전달이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간선이 꽤나 복잡해서 집중해서 봐야 한다.
그래도 충분히 친절하고 이해할 수 있다.

<> 누군가의 죽음


모두가 쌓아 올린 시기, 질투, 거짓말은 쌓이고 쌓여서,
당사자의 미래를 부술 정도가 되었다.
정말로 누군가 죽자, 그 사람에게 뒤집어씌운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면서
무엇이 진실이 될지, 거짓이 될지 선택해야 한다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죽을만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죽었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술 먹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감정을 소모하다. 일어난 해프닝이었을 뿐..
술 깨고 정신 차렸다면 어땠을까. 좀 아쉽다.

<> 조명


조명도 감탄이 일 정도로 잘한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색상, 그리고 다양한 표현이 좋았다.
조명에서의 백미는 higher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좌절하는 인물을 양옆에서 비출 때도 좋았다.

<> 학원물


학원물은 정말 매력적인 소재인 것 같다.
하나의 작은 사회면서 다양한 갈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어리기에
그 작은 갈등도 크게 느끼고 친구 관계에 굉장히 민감하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등장시킬 수 있고
마주칠 기회도 매우 많다.

일라이를 보면서 다시 한번 학원물이 매력적인 소재라는 걸 느꼈다.

<> 관객

내 옆의 분은 망원경이라고 해야 하나?
오페라글라스를 들고 보고 계셨다.
그렇게 확대해서 보다가
큰 부분을 놓치면 어쩌나 싶었다.
내심 어떤 분을 그렇게 확대해서 보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잘 훈련된 관객들이 많았다.
박수하는 타이밍부터 기립박수 하는 순간까지
절제된 동작들이 기가 막혔다.
마지막 기립박수는 좀 민폐라고 생각된다.
뒷사람들은 앞사람에 가려져서 커튼콜이 보이지 않았다.
뒷사람도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게 할 의도였을까?

그리고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에서
내가 받은 충격과 함께 번개가 치는 듯하면서
내 앞 주변 모두 머리가 길다는 걸 깨달았다.
공연과는 상관없이 그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 나만 혼자가 된 기분이었다.

<> 흥미로운 소재들


집으로 돌아가면서 시나리오를 참 잘 쓴다고 생각하면서 소재들을 짚어 보았다.
다 흥미로워할 소재였다.

학교, 우정, 바람, 갈등, 다툼, 질투, 거짓말, 짝사랑, 욕망, 동성애, 금지된 약 등등

소재도 소재였지만 적절하게, 맛깔나게 잘 배치했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동성애 소재를 딱 클라이맥스에만 배치해서
충격은 더하고 호불호는 덜 하는 효과는 세련되었다고 느꼈다.

거짓말 카드 게임도 왜 나왔나 싶었는데 이야기를 다 보고 나니 일라이와 잘 어울리는 소재였다. 그 마지막에 우린 계속할 건데 하고 했던 여운이 잊히지 않는다.

소재를 잘 활용했다고 생각했다.

동성애 소재가 충격적인 게
아직도 동성애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동성애가 받아들여지는 사회면
오히려 평범한 이야기를 가진 뮤지컬이었을 것이다.

<>굿즈


중간 인터미션 때
마스터즈 클럽 배지를 보고 웃었다. 재미있는 굿즈다.
손수건, 양말은 유용해 보였고 살만하다고 느꼈다.

<기타>

그들이 고귀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버림말들이 있었을까
마지막 커튼콜에 소피 배우님의 인사가 인상적이었다.
나도 다음 공연 마무리 인사는 그렇게 해봐야겠다.


일라이


리온 목소리 매력적
일라이 장난꾸러기 연기 잘한다.

좌석이 생각보다 좋은 곳

텔미는 조금 가사 가 구리다.

스토리를 뻔하지 않게 잘 짠 것 같다.
전학생을 뻔한 소재로 소모하지 않았고
인간관계 구도를 잘 짰다.

동성애 자체가 충격적인 게
아직도 동성애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 같다.
동성애가 받아들여지는 사회면
오히려 자극적인 않은 뮤지컬이었을 것이다.

훈련받은 사람들
두 사람이 키스하는 순간
내 앞에 다 머리가 길다는 걸 깨달았다.

내 옆사람은 오큘러스로 보고 계셨다.

누리 닮은 사람과 민지 닮은 사람

시나리오 잘 쓴다.
노래는 라이어가 기억에 남고
연기를 잘했던 것 같다.

거짓이 쌓여
사람이 죽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격차
를 메우려는 사람
이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나도 고등학교땐 절친 사이가 부러웠던 것 같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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