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공연, 데이트, 주말] 23125 울림, 객원 연주

Solation 2023. 11. 28.
울림 객원 연주


오늘은 객원 연주 공연을 하는 날이다.

데이트는 아쉽게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토요일이 살짝 의미 없게 흘러갔다고 느껴졌다.

일어나서 좀  꼼지락 거리다 보니 출발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편도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장승베기 역에서 공연을 하는데  적절히 일찍 도착하려면 1시간 40분 정도 전에 출발해야 했다.


실제로도 1시간 20분 전에 도착하니까
진짜 딱 맞게 도착했다.

문제는 하나가 더 있었다.

경의중앙선을 하나 놓치고 기다리는데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구두를 안 신고 나온 것... 허허
'
리허설에 늦으면 안 되기에 급히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혹시 장승베기 역까지 가져올 수 없냐고 물어보았다.

퀵을 할까 싶었는데 다행히 도와주셨고 구두는 늦지 않게 찍을 수 있었다.

이래저래 내가 그동안 좋은 팀에서 공연을 해왔다는 걸 느낀 공연이었다.
나는 연습은 충분히 하셨으니 입퇴장을 신경 쓰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객원이기도 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아닌 입장인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그게 맞는 것 같다.
그저 베이스 분들에게만 좀 마이크 신경 쓰고 주의해야 한다고 얘기드렸을 뿐이다.

연주자 의자도 평범한 접이식 의자라 놀랐다.
왜 계속 불편하지 아프지 했는데 의자가 불편한 것이었다.

음향감독님이 신경 쓰실 게 많았다.

우리 팀은 사전에 미팅을 하는 편인데 확실히 당일날 와서 숙지하시기엔 양이 많은 것 같다고 느꼈다.
좋은 퀄리티의 공연을 위했는 사전에 약속과 대비가 충분히 돼있어야 함을 느꼈다.

조명도 살짝 충격이었다.
악보를 보고 하는 연주인만큼 악보는 밝기가 적더라도 보여야 하는데
화려한 효과로 꺼꺼졌다 켜졌다 하는 조명을 쓰다니
다른 팀원들분이 당황하거나 틀릴까 봐 걱정했는데
연습을 많이 하셔서 문제가 없었다.

마이크를 안 쓰신다는 분도 있어서 살짝 놀랐다.
일 년을 준비한 연주를 안 들려주시려고 하다니!!!
틀리는 게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분명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기에 마이크를 꼭꼭 챙겨 드렸다.

사람들은 다들 좋으셨다.

하모니카를 아낀다는 게 느껴지고 불면서 행복해하시는 게 느껴져서 기분 좋게 연주할 수 있었다.

나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었다.
연주는 서울오케처럼 초집중을 요구하는 곡은 아니었지만
공연은 공연이라 확실히 끝나고 나니 멍 하고 늘어난 고무줄 같은 상태가 되었다.

확실히 긴장을 하긴 하는 모양이다.
공연을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긴장이다.

혜성이가 공연을 보러 왔다.
어머니는 구두만 건네주시고 돌아가셨다.
밖에 있는 게 힘든 모양이시다.

처음에는 초대를 안 할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내 공연의 기억을 같이 공유한다는 건 좋은 것 같다.

같이 저녁 먹으면서 공연 얘기를 길게 했다.
저녁은 신용산 쪽 중화객잔 수라는 곳에서 먹었다.

여기 짬뽕 국밥은 진짜 맛있다.

확실히 이제 하모니카 공연을 많이 본 혜성이의 피드백은 좋은 배움이 되었다.

공연얘기도 하고 나는 콜라 혜성이는 맥주를 먹으며 배를 채운 뒤

정말 빵빵해진 배로 스타벅스 카페에 갔다.
감기기운이 있는 나는 유자민트티를 먹고 혜성이는 아메리카노 따뜻한 걸 주문했다.
30분가량 얘기를 하고 혜성이를 집까지 배웅해 준 뒤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잘 시간이 되어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오랜만에 좋은 긴장이 되는 공연이었다.
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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