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점
마치 같이 일본 여행을 떠나는듯한 영화였다.
친구들, 가족을 데리고 충분히 볼 만한 영화
좋은 영상미, 자연스러운 스토리, 훌륭한 마감
자그마한 주간 계획을 하나 세웠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영화를 한 편씩 보는 것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처럼 최근 영화를 보려던 계획은 아니었고
타이타닉이나 매드맥스, 레옹처럼 명작 영화 중에서 언젠가 보기로 생각한 영화를 하나씩 보려던 계획이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덤 앤 더머를 볼까? 생각하던 차에 라이너 님의 스즈메의 문단속 리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내용을 얼추 듣고 나서 오히려 더 보고 싶어 져서 다음날 조조 영화로 예매했다.
지진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영화라는 말이 마음에 닿았다.
영화는 굉장히 재밌게 봤다.
자막도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으로 영화와 어울리게 달려 있었다. 글씨 색과 폰트를 맞춰서 자연스럽게 달아 주신 게 인상적이었다.
스즈메를 따라다니며 일본을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나도 여유가 된다면 일본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너 님이 지진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영화라고 하셨는데
그래서 스즈메가 마주치는 사람들이 친절했을 거라는 얘기를 듣고 보니 사람들의 친절이 다르게 보였다.
스즈메가 도움받고 도움을 준 사람들을 돕는 것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과하지 않아서 나는 너무 좋았다.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이 없어서 좋았고
과한 전개도 없었고, 엄청난 책임감, 사명감이 없어서 좋았다.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편하게 영화를 봤다.
이모와의 말다툼도 마음이 아프거나 찢어지는 일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중간중간 들렸던 곳들을 다시 보여주는 게 나는 너무 좋았다.
영화를 보면서 새삼 일본이 지진이 정말 많이 일어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익숙한듯한 행동을 한다.
지진을 거의 겪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낯선 느낌을 받았다.
지진이 1년에 일어난다고 한다. (찾아보기)
영화를 보면 지진의 원인인 미미즈를 끌어내리는 금빛 실이 땅에서 올라온다. 괜히 그 실들 때문에 지진이 일어난다는 원망이 생겼다. 내 눈에는 지구가 미미즈가 우주로 벗어나는 걸 막으려고 붙잡는 걸로 보였다.
미미즈 디자인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지 모를 흉악함을 잘 표현했다고 느꼈다.
용인 듯, 지렁이인 듯 참 알 듯 모를 듯 위협적이다.
미미즈가 왜 현실로 나오려고 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죽은 사람들의 미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더 살고 싶고, 남긴 인연들이 아쉬운 마음이
뒤틀리고 응축되어서 미미즈가 된 게 아닐까 싶었다.
당연히 현실세계로 갈 문이 열리면 바로 뛰쳐나오고 싶을 것이다. 살고 싶으니까, 보고 싶으니까
그래서 다시 돌려보내는 방법도 생전 살아있던 순간을 기억하며 위로해 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처음 열렸던 뒷문은 평범한 문이었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될 수록 별별 문이 뒷문이 된다.
지진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표현했다고 느꼈다.
이름을 잘 지었다.
왜 문단속이란 제목을 붙였을까 싶었는데
그게 이 영화의 내용 그 자체였다.
다이진이 조금 불쌍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요석에게는 그리 행복한 이야기가 아니다.
요석에게도 무언가 행복이 찾아오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어서 아쉽다.
스즈메 씩씩해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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