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가 수능 감독을 보고 밤에 통화 한 뒤 깨달았다.
수능 다음날엔 여자 친구가 쉰다는 것을....!!!!!!!!!!!
여친이 선생님이라 평일 데이트는 쉽지 않은데, 둘 다 정신없이 사느라 이런 좋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잠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는 늦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나는 낼 오전은 출근하고 오후에 반차를 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친구에게 일단은 푹 자구 나는 낼 아침에 고민하고 톡을 주겠다고 했다.
이미 내 마음은 일하기 싫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저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반차를 쓸 수 있을까 고민밖에 없었다.
낮에 출근해서 보아하니 오후에 내가 필요한 일은 없었고 오후 반차를 썼다.
이제 여자 친구를 보러 가는 참에
여자 친구가 저번에 기쁜 마음으로 장 블랑제리에서 빵을 사서 집에 가져갔다가
다음날 퇴근 후에 후다닥 집에 와 있었더니 빵이 다 사라져서 시무룩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내가 봤을때도 빵을 봉지 한 가득 사갔는데 그게 하루? 이틀 만에 사라졌다고 해서 놀랐었던 기억이 있다.
그럼 그때 못 먹은 빵을 사 가면 좋아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빵을 골라 갔다.
내 여자 친구는 취향이 확고하다. 누구나 좋아하는 그런 빵들을 좋아하기에 그런 빵들을 골랐다.
소세지빵, 고로케, 식빵 고로케, 내가 먹을 마늘 스틱 하나, 그리고 기억 안 나는 무언가, 또 장 블랑 제리에서 유명하다는 맘모스빵을
미니로 샀다.
이건 다음날 먹어보았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맘모스 빵을 처음 먹어보긴 하지만 나는 좀 더 담백한 맛일줄 알았는데 달콤한 크림이 사이에 들어있었다. 미니 맘모스 빵을 먹어본 것이지만 큰 맘모스 빵이랑 차이 없겠지!!! 엄마도 좀 달다고 했다.
어차피 더 많이 챙겨줘 봤자 그 집에는 순식간에 사라질 거라 적당히 샀다.
또 나중에 들은 후기로는 아니나 다를까 아버님이 턱턱턱 걸어 나와서 선언하셨다고 한다.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나 등산 가서 먹을 거야 " 웃긴 것은 ㅋㅋㅋㅋㅋ 모든 빵을 선택하셨다는 것이다.
여자 친구는 뾰로퉁해져서 " 다 먹으면 안돼~~~~ " 하고 아옹다옹했다고 한다.
빵을 사서 여자 친구 집 쪽으로 갔다.
둘 다 점심을 안 먹은 터라 여자 친구 집 근처에 빵집을 갔는데!
거기서 우린 샌드위치와 샐러드 음료로는 나는 애플주스! 여자 친구는 블루베리 요거트를 시켰다.
빵집에서 입맛에 맞는 샌드위치를 먹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샐러드는 원래 좋아하는 편이었고, 샌드위치 상태가 좋아 나는 다른 빵도 맛있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식빵 조각에 마늘 버터를 튀겨 만들었다는 러스크는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샀을 것 같다.
여자 친구가 맛 보여준 블루베리 요거트도 단단하게 진한 맛이라 아! 여기는 요리를 잘하는 곳이구나 싶었다.
애플주스를 보며 충록이가 생각났는데
친구들이랑 맥주를 마시러 갔다가 내가 맥주를 더 못 마시겠다 하자 추천해주었던 스파클링 애플주스가 오늘 산 애플주스였다.
충록이랑 먹었던 애플주스는 정말 달고 탄산이 많았는데, 가게에서 탄산을 넣어주셨던 것인지 그때 먹었던 애플주스가 120점이라면
오늘 먹었던 주스는 70점 정도 되는 것 같다.
아마 이 주스일 것이다.
점심을 먹고
여자 친구도 가려고 했지만 까먹고 있다가 평일인 김에 가야겠다 싶던 용산 공원 미군 기지까지 걸어갔다.
미군기지는 서빙고 역 근처에 있다고 했다.
이 근방이다. 미군 기지라 그런지 지도에는 안 잡힌다.
걸어가면서 거기에는 뭐가 있는지 왜 가고 싶은지 물어봤다.
요새 핫하고 유명하다고 해서 가보고 싶다고 했다.
주말에 가면 보통 3~4시간씩 기다린다고 한다.
나도 그렇고 여자 친구도 그렇고 아무리 좋은 곳이라고 해도 그렇게 오래 기다리는 건 좋아하지 않는데,
평일 낮 시간대라면!!! 줄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미군 기지로 돌진했다.
무엇이 있냐는 질문엔 그저 미군들이 사용하던 숙소인데, 오묘하게 해외 느낌이 난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많이 온다고 했다.
여자 친구가 엄마한테도 권했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야! 거기 가면 커플들이랑 젊은 여자들밖에 없어!" 하셨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거의 다 왔을 때쯤 우리 눈에 저 멀리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고... 우린 달렸다.
달리면서 "우린 점심을 먹고 오지 말았어야 했는가! " 생각했다.
낮 3시였는데도 줄이 있었고, 줄에는 사람이 40명 정도 있었다.
이 정도면 기다려봄직 했기에 기다려보기로 했다.
15분 정도일까 수다를 떨었는데도 줄이 줄어들지 않기에 좀 살펴보니 사람들을 한 뭉텅이 뭉텅이로 들여보내는 것 같았다.
여자 친구가 젤다를 하고 싶다고 하기에 내 출퇴근 디아2 용으로 들고 다니는 닌텐도 스위치를 꺼내 주었다.
거짓말같이 줄이 빠지기 시작해서..!! 스위치를 넣어야 하나? 싶었는데
안쪽에도 20명가량 줄이 있었다.
여자 친구는 젤다를 하고 나는 그걸 지켜보면서 무슨 기준으로 사람들을 들여보내나 궁금했는데
순서가 되어 들어가 보니 출입증을 나눠줬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나가고 출입증을 반납하면 또 새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구조로
안에 있는 인원을 조절하는 거 같았다.
요것이 그 출입증
두구두구두구
들어가 보니 외국 느낌이 난다는 것이 무언인지 알았다.
대학생 때 OT에서 영어마을을 간 적이 있는데 영어마을에서 느꼈던 느낌이 났다.
그리고 가을이라 단풍이 예쁘게 져서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었다.
여자 친구 어머님 말씀대로 주위는 온통 연인들과 젊은 여자들로 가득했다.
나무들이 멀찍이 심어져 있고 넓은 공터들이 있고 그런 것들이 외국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안에는 공원 같은 곳도 있고 들어가 볼 수 있는 숙소도 있고 카페도 있었다.
카페 안은 정말 예뻤는데, 원래는 커피를 주문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관리하시는 분은 안 계시고 쉴 수 있는 의자들이 있었다.
정말 예쁜 것과는 반대로 안에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다들 밖에서 사진 찍기 바빠서 안에 있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우리도 놓칠세라 사진을 찍었는데
여자 친구는 작정하고 예쁜 옷을 입고 왔는데 나는 편한 출근룩이라 약간 창피했다.
요런 게 서양 느낌이다.
좀 좋은 사진 스폿들은 다들 줄 서서 찍었다.
일본식 교복을 입고 오신 분도 계셨다.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예쁜 단풍나무가 있는데 입구에서 멀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의외로 사진을 찍고 있지 않았다.
오시게 되면 이쪽에서도 사진을 찍길 바란다.
지나가다 지하로 이어지던 계단을 보며 하고 싶던 것을 찍어달라고 했다.
갇힌 죄수 기분 내기!!
영화를 보다 보면 길을 걷다 이렇게 아래서 주인공을 쳐다보는 부랑자들이 있지 않은가
그 기분을 내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싶었고 거미줄이 조금 있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이 있었는데
가까이 가서 봐도 왜 줄 서있는지 모르겠는데 조금 곰곰이 생각해 보니 빨간 벽이 피사체를 도드라보이게 해 주고
옆에 있는 표지판이 미국 느낌을 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여자 친구한테도 물어보니 인스타에 이 벽 앞에서 찍은 사진을 많이 올린다고 한다.
우리는 이 줄을 설 엄두는 나지 않았고 그 옆에 공원 같은 느낌도 충분히 좋았기에 옆에 여자 친구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여자 친구가 문 앞에서 웰컴 포즈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찍어달라고 했는데
옆에 오묘한 나무 틈새가 있어 왠지 그 사이로 찍어보고 싶었는데 의외로 사진이 잘 나왔다.
그리고 그 앞을 지나가던 나를 찍어준 여자 친구
이거 느낌이 잘 나왔다 프사 해도 되겠어
사진이 잘 나오고 예쁘게 찍히다 보니 사진 공부를 조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문 옆에 하수구 덮개 같은 게 보이고 어두워 보이자
내가 검은 가방에 검은 옷도 입었겠다.
나 홀로 집에 영화의 도둑처럼 도둑 포즈를 취해보자! 해서 취해보았다.
하지만 웬걸
눈으로 보면 진짜 어두침침하고 음습한데 사진은 엄청 밝게 나왔다. 뭐지 뭐지
의외의 사진 포인트
흠 벽에 조명이 반사되어 밝게 나오는 건가 싶어서 셀카도 도전해 보았지만 별로 예쁘지 않았다.
이런 장소였는데.... 의외로 사진이 잘 나와서 놀랐다.
이제 돌아 나오는 길에
의외로 입구 쪽에 있어서 못 봤었던 사진 포인트를 발견했다.
줄이 너무 길어 빨간 벽과 표지판이 있는 스팟을 못 찍고 나왔는데 입구 쪽에도 벽과 표지판이 있는 곳이 있었다.
처음에 잡았던 구도가 너무 좋아서!!
뒤의 빨간 벽과 소화전 표지판 사선 울타리 그리고 여자 친구의 위치!! 완벽해서 계속 찍었다.
용산공원은 입장이 5시까지인지 운영이 5시까지인지 모르지만 곧 닫힐 시간이어서 공원을 나온 후!
맞다!!
나중에 지도가 있는 곳이 있었는데 실제로 공개된 공간은 일부분이었다!!
전체 크기는 내가 있었던 부대의 5배는 되는 듯.. 했다.
한쪽 끝이 남산 끝까지 닿아 있었다.
음.. 공원 후기는 낙엽이 예쁜데 낙엽 보기에는 이번 주가 딱 좋았고 간다면
낙엽은 다음 주가 한계일 것 같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생긴 데이트라 저녁은 어디 갈지 고민이었는데
여자 친구가 이태원에 가보자고 했다.
나는 너무 멀리 가는 거 같아 별로였으나
오늘 용산공원도 너무 즐거웠고 뭔가 평소에 못해보는 것을 해치워보자! 하는 마음에
여자 친구가 추천하는 꼬치집으로 가고자 405번 버스를 타고 이태원으로 갔다.
이태원에 내려서 꼬치집에 갔는데 테이블은 만석이라고 했고
점원이 뭐라 뭐라 했는데 잘 들리진 않았고
오후 7시는 돼야 예약한 손님들이 다 오시고
그 후에 그분들이 나가셔야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 같았다.
그때가 오후 5시 반이어서 우리는 다른 곳을 가기로 했다.
그러고 얘기를 나누다가 여자 친구가 로즈앤크라운은 어떠냐고 했다.
로즈앤크라운은 영국 음식점인데 피쉬 & 칩스가 맛있다고 했다.
나는 해산물을 싫어하는지라 칩스 & 피쉬는 스읍... 안될 것 같다고 했는데
몇 가지에 영업을 당했다.
나는 교양 영상으로 조승연 씨 유튜브를 즐겨보는데
영국 분들과 영국 얘기를 나누던 장소가 로즈 & 크라운이라는 것이다!!
그때 영국 게스트가 영국보다 맛있다고 했다고 한다.
흠.. 잠시 생각을 해보니 영국의 피시 앤 칩스는 맛없기로 유명하지 않나? 싶었지만 넘어갔다.
그리고 이틀 전부터 파스타가 먹고 싶었는데 파스타도 있다고 했다.
파스타도 먹고 싶었고 인테리어도 예뻐 보여서 그리고 여자 친구가 가고 싶어 하고 칩스 & 피쉬도 먹고 싶어 하는 거 같아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맛있는 게 앞에 와해서 칩스 & 피쉬다.)
로즈 & 크라운 가는 길은 엄청 화려했는데 여기가 메인 스트리트라고 했다.
난 처음 와보는지라 우와 우와 하면서 돌아다녔다.
가게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난 축구를 안 좋아하고 경기도 안 보는 편이지만 이런 분위기와 음악이라면 모르는 나라도 응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신나는 느낌의 살짝 옛 노래들을 틀어줘서 되게 좋았다.
안의 인테리어는 아! 이런 게 이태원 느낌이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가게 분위기는 이렇다.
메뉴는 꽤나 고민을 했다.
여자 친구는 보통 나는 살짝 조금 먹는 편이라.
메뉴를 2개 먹을지 3개 먹을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2명이 그래서 항상 아쉽긴 하다. 다양한 음식을 못 먹어서 아쉽고 그렇다고 누굴 껴줄 생각은 없고
고민 끝에 좀 남기더라도 3개를 시키기로 했다.
먹고 싶었던 파스타 하나! 미트볼 파스타로!
그리고 여자 친구가 먹고 싶었던 칩스 & 피쉬
남은 하나는 코티지 파이를 시켰다.
음료는 나는 기네스 생맥을
여자 친구는 Pimm's ? 라는 딱 봐도 맛있어 보이는 영국의 칵테일을
나는 기네스 생맥을 시켰다.
생선 튀김은 처음에 먹었을 땐 좀 짜다고 느꼈다.
그 이유는 처음에 여자 친구가 이곳의 특별한 식초를 너무 많이 뿌려서였고
튀김은 되게 잘 만든 편이었고 안쪽의 생선 살은 단단했다.
안의 생선살은 그냥저냥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곧잘 먹는 거 보면 맛있는 거 같다.
내가 주는 칩스 & 피쉬는 70점 정도다.
나는 일단 비리지 않은 게 제일 중요한데 전혀 비리지 않았다.
감튀도 맛있었다.
미트볼 파스타는 정말 내 취향이었다.
꾸덕~꾸덕했고 살짝 매콤해서 끝 맛이 아주 좋았다.
핌스? 핌스는 맛났다. 거의 과일주스 느낌으로 알코올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기네스 생맥은 내가 먹어본 것 중에 선 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부드러운 거품기는 있는데 진한 맛이 좀 덜한달까
즐겁게 먹고 얘기 나누고 깔끔하게 헤어져서 서로 집에 돌아갔다.
정말 재밌게 놀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사진도 많고 얘기할 것도 많다.
아주 나이스 한 데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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