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데이트

[데이트, 일기] 231026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Solation 2023. 10. 26.

회사


전날 하루종일 치과에 시달리느라 상대적으로 다음날인 오늘은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었다.
늘 하던 것처럼 자리에서 정리하고 살펴보고 병원 예약하고, 잔일 하고, 산책하고, 가끔 운동하고  회사 사람들과 담소 나누고 밥 먹고 퇴근하고 돌아왔다.
크게 기억에 남는 일도 문제가 있던 일도, 자극적인 상황도 없었던 것 같다.
특이사항이라면 그래도 좀 시간 버티다가 나왔는데 이사님이랑 같이 퇴근하게 돼서 어... 오히려 눈치 보이고 눈에 띄었다.
그거랑 왠지 모르게 지나고 보니 더 잘 보낼 수 있는 하루였다는 생각이 든다.
퇴근하고 나서 혜성이를 보러 용산역으로 향했다.
오늘 거기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지막 작품인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러 가기로 했다.

문화의 날 아이파크몰

아이파크몰 닭강정과 김밥


이번달 수요일은 문화의 날이라고 해서 영화 표값이 반값인 날이었다.
우연히 날이 겹쳤는데 반값 할인 정도 되면 매달 수요일에 영화를 같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닭강정과 김밥


나는 퇴근하고 용산으로 가기로 하고 혜성이는 이마트에서 간단하게 먹을 음식을 산 뒤에 아이파크몰 6층  CGV  근처 식사할 수 있는 공간에서  밥 있게 밥을 먹었다. 의외로 닭강정 양이 상당해서 다 먹기 살짝 벅찼다.
새우튀김아보카도김밥이 의외로 맛있었고 말이다.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영화관으로 갔는데 팝콘을 사고 상영관 앞에 서고서야 우리들의 실수를 깨닫고 말았다.
19:30 분 영화를 예매했어야 했는데 17:30분 영화를 예매했었다.
이건.. 교차검증하지 않은 내 문제도 있어서 할 말이 없었다.
다행히 19시 50분 영화가 있어서  중앙 광장에서 팝콘을 먹으며 다음 영화를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우리들의 실수에 허탈해하고 어이없어하고 안심했다.
요새 영화값이 하도 올라서 1인당 14,000원이었는데 문화의 날이라 할인해서 7,000원으로 예매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문화의 날에 영화를 놓친 게 다행이다. 28,000원 날린 거면 엉엉 울었을 것 같다.

실제로 혜성이도 살짝 충격 먹어서 계속 이 얘기를 반복했다. 괜찮다고 말해도 잘 진정이 안 되는 부분이긴 하다.

그대들 어떻게 사는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최근에 주간 1 영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를 하나씩 보는데 지난주에는 천공의 성 라퓨타를 보고 엄청나게 감동이 있는 상태에서 미야자키 감독님의 마지막 영화가 나온다고 하니 안 보러 갈 수가 없었다.
무슨 내용이 나올지 모르고 포스터만 보고 갔다.

일기글로도 오시는 분들을 위해
우리도 쿠키가 없다고 해서 나왔습니다.
영화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 투성이었지만 그래도 대충 만든 영화라거나 못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아리송한 거 싫어하는 분들은 안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 감상을 즐겁게 하고
나왔다. 우리 둘 다 이해를 못 해서 좀 벙쪄있었다.
이해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볼만했다고, 괜찮았다고 말하며 역에서 헤어졌다.

심신의 전화


지하철에 돌아가는 길에 심신에게서 전화가 왔다.
많이 힘들고 고민이 되는 모양이다.
사실 실력으로 보거나 준비한 걸로 봐도 심신이 더 많이 준비했을 텐데 잘 안 되니 힘든 모양이다.
굵고 짧은 그의 고민 이야기를 듣고 힘을 냈으면 해서 도움이 됐으면 해서 그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코딩 이야기를 했다.
내가 테이블을 만들고 있는데 설계하고 짜는 게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보기에 그는 통화할 내용이 없는 게 아니라, 일상 잉야기 부분에서 사람들과 나눌 이야기가 없는 것뿐이다.
그나마 직종이 비슷한 나는 그의 관심사 얘기를 해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면접이 정말 문제인 것 같다면 면접 학원을 다녀보라고 했다.
마치 고1~3학년 사이의 영어 절대 안 하려는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살짝 푸시했다.
가기 싫어하는 거 마치 치과와 같은 거라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도 알게 되고 시간도 따로 더 쏟아야 하고, 돈도 나가고 고려해야 할 게 많다는 거 안다.  이해한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고 힘내라 전해줬다.

뭔가 진행되는 거 없이 혼자 백수로 지내는 것의 부담감을 아니까 안쓰러웠다.
연초만 해도 나도 저 위치였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지. 그래도 심신은 이럴 때 전화라도 할 수 있는 게 상태가 좋고, 좋은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맥주라도 먹으며 얘기하자고 했고 집에 도착할 때쯤 연락을 마쳤다.
힘내라고 친구

하루 마무리


퇴근 데이트는 짧고 아쉬운 맛이 있다.
생각해 보니 이럴 때 가볍게 근처 걷기나 배드민턴, 자전거 타기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살지 않아도 신경 쓰면 해볼 수 있었는데 왜 안 해봤을까
다음에 시도해 봐야겠다.
좋은 하루였다.
남은 10월도 알차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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