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짧은 생각

법과 도덕 - 중학교 아이들을 위한 고민

Solation 2023. 4. 6.

선생님 친구의 고민

 

 선생님을 하고 있는 친구가 고민이 있다고 했다.

학급 안에 학급 규칙으로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는 규칙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 랜덤으로 담당자를 정해서 비속어를 쓰는 친구가 생기면 이름을 적게 했다고 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담당자가 듣지 않고 전해 들어도 적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욕을 안 했는데 욕을 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게 되어서

그다음부터는 담당자가 직접 보고 들은 것만 적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떤 친구가 전해 들은것도 이름을 적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건의를 했다고 한다.

평소 비속어를 자주 하는 친구가 담당자 없을 때 지금 욕해야 해!

이런식으로 규칙을 남용한다고 한다.

이것 때문에 고민이라고 나에게 말해 주었고

나와 얘기를 나눴다.

 

 이 상황이 충분히 흥미롭고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주제라 글을 작성 중이다.

 


법과 도덕

 

 내가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핵심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법이 입법되고 개정되는 과정
  • 법이 왜 점점 복잡해지는지
  • 법과 도덕의 차이
  •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나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아이들이 학급 규칙을 정하고 그에 맞는 규제를 정한 건

민주주의 사회의 입법과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법이 제정되고 나서

법의 허점을 이용, 악용하는 사람이 생겼고

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 부분을 실제 법이 점점 복잡해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직접 겪어 볼 수 있다는 건 아이들에게 큰 경험이 되는 것 같다.

 

 법을 이용, 악용하는 아이들에게 이걸 물어보고 싶다.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잘못이 없는 걸까?

나쁜 행동이 아닌 걸까?

콕 집어서 물어보는 건 옳지 않은 방법이고 의도만 전할 수 있으면 충분한 것 같다.

이때 잘못이 없다고 하거나 나쁜 행동이 아니라고 한다면

기본 사고방식이 잘못되었거나 고집을 부리는 거다.

법이니까 옳다고 한다면

법도 얼마든지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충분한 이해와 관심이 밑바탕되지 않은 법은 충분히 잘못될 수 있다.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는 코를 고는 걸 예로 들었다.

내가 코를 골지 않는다고, 코를 골지 않는 사람이 80%가 넘는다는 이유로

코를 고는 소수 의 사람들에게 과한 규제를 거는 건 옳지 않다.

하지만 부족한 이해로 인해 과한 규제가 생길 여지가 충분히 많다.

이런 경우에는 교사나 어른이 아이들에게 충분한 사전 정보와 이해를 알려줘야 한다.

왜 코를 골 수 밖에 없는지, 코를 고는 건 본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라던지,

이럴 때는 어떤 식으로 개선해나가는게 도움이 되는지 얘기해줘야 한다.

수업시간 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시끄럽다는 이유로만 규제가 정해져서는 안 된다.

다양한 관점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다.

 

 이번 기회에 학생들에게 규칙을 정하고,

상황에 맞추어 바꾸어 보고, 적절한 규제를 가하는 법을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과하게 조이면 얼마나 불편해지는지,

정확하게 정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자신들이 법을 정하게 되었을 때 자신들에게 얼마나 관대해지는지

경험해 볼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여기서 교사는 본인들에게 너무 관대해지거나, 특정 집단에게 유리하거나,

소수를 압박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보니 하나의 작은 사회처럼 보여서 매우 흥미로웠다.

 

 법을 정하는 걸 까다롭게 생각하면

자율규제 같은 방식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법으로 깐깐하게 정하지 않되 본인들이 잘하겠다고 하는 방법 말이다.

아이들에게는 자율규제가 사실 딱 적당해 보인다.

하지만 자율규제의 가치를 알려주기 위해서는 한번 과한 규제의 답답함을 겪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있다.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잘못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누군가는 그것이 잘못인 걸 알게 된다고

최소한 자기 자신은 알게 된다는 걸 배웠으면 한다.

법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을 위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도덕이 있다는걸

이번에 배웠으면 한다.

 


아이들을 위한 연설문

 

 친구를 위해서 구어체로 작성을 한 내용이다.

 

 너희가 맞다고 생각한 것을 법으로 정했지?

이건 민주주의 사회에서 입법이라고 해

하지만 몇몇 인원은 법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떻게든 법을 회피하려고 해

 

 하지만 법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이 아닌 건 아니야.

그게 잘못이라는 건 어쩌다 듣게 된 사람도 알고

같이 욕한 사람도 알고 최소한 자기 자신은 그게 잘못이란 걸 알 거야

 

 본인이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멈추는 게 쉽지 않다면

내가 왜 하게 되는 걸까? 나는 왜 참지 못하는 걸까?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건너 건너 애기가 들어온다는 건

너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이게 나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거야

당장 학급 규칙을 위반하지 않았을 뿐

아이들의 마음에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다시 너에게 돌아온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지금 우리 학급 규칙은

직접 들은 것만 적게 되어 있어

하지만 너희가 지금 느꼈듯이

지금의 규칙은 너희를 그저 숨어서 비속어를 사용하게 만들 뿐이야

 

 그래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야

어떠한 방식을 사용해야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

실제 법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점점 복잡해지고 실제 우리 생활에 더 맞는 방식으로 바뀌어가고 있어

 

 선생님이 생각한 방식도 있지만

너희가 이걸 직접 정해 보는 경험을 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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