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짧은 생각

음악 정리

Solation 2021. 12. 2.

나는 정리를  되게 못 한다. 

 

정리는 못 하지만 쌓아두는 건 잘하는 편이다. 

 

스마트폰을 쓰면서 한참 동안 구독형 서비스를 거절하다가 멜론이나 유튜브에 손댄 이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이다. 

 

유튜브는 영상 시청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멜론은 막상 시작하고 보니 플레이리스트 기능이 잘 되어 있기에 

 

야심차게 내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노래들 좋아하는 노래들, 내가 잘 모르지만 유명하고 좋은 해외 팝송들을 싹 정리한 후 탈출하자!

 

하고 계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생긴

 

수많은 플레이리스트

 

정리를 시작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와 같을 것이라 본다.

 

나의 취향을 세세하게 나누어서 필요한 순간에 가장 나에게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싶어서 분류를 세세하게 나눴다. 

 

일단 내가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Main

서정적인 음악 - 서정

아이돌 음악 - 아이돌

신나는 노래 - 신남

긍정적인 느낌 - 긍정

 

등등 이렇게 나눠서 시작했다. 

 

일단 내가 좋아할 만한 노래들 다 싹 다 긁어서 ALL 이란 플레이스트에 넣고

이걸 들으면서 정리를 해나갔다. 

 

지금 현 상황에 ALL 플레이리스트는 999곡이 꽉 차 ALL2 가 생성되었고 ALL과 ALL2에 겹치는 게 몇이나 있을지 모르는 상태이다. 

 

이렇게 뭉태기로 내가 좋아했었나? 좋아하나? 아는곡인가 하는 곡들을 정리하니 사람이 지치는 건 당연할 노릇일 것이다. 

 

한곡에 2~3분이라 쳐도 이게 이제 10곡 50곡이 되면 몇 시간 흘러가는 건 순식간이다. 

 

150곡쯤 정리했을까 

 

나의 모든 곡을 정리하겠어!!! 하던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대강 정리 된 '내 맘에 쏙' 리스트만 듣고 있다. 

 

학교의 출석부로 치면 'ㄱ' 으로된 학생들의 출석만 부르고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다 보니 'ㄱ'으로 된 노래만 주구장창 듣다 보면 뒤쪽에

아이유라던지 마마무의 곡들이 나에게 어서 정리해달라며 지겹지 않냐며 속삭인다. 

 

그럼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하게 되는데! 

 

그럼 내가 어떤 기준으로 정리했는지, 어디까지 정리했는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그리하여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렸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Main2' '서정 2' '긍정 2' 

 

기존의 정리본은 놔둔 채 다시금 새로 정리하기로 마음먹는다. 

 

지금 사진을 다시 보니  '서정 3' 도 있는 거 보니 아주 가관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정리한 것도 또 정리하고 만들어둔 플레이스트가 많으니 

정리하는데 품이 더 드는 건 당연지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모두 정리하면 되지! 

하는 자신만만함

 

그리고 당연한듯한 지침

 

사람이 마냥 즐겁지만은 노동을

완벽하다는 이유만으로 끝까지 할 수는 없다는 걸

4~5회 차의 음악 정리 원정을 통해 깨달았다.

 

적어도 나는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나도... 나만의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갖고 싶단 말야!!! 

 

하는 강력한 욕구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예전과는 다른 점은

 

이제 나는 내가 상상하는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걸 한순간에 정리할 체력, 정열을 가지고 있지 않다. 

 

최근 어느 유튜브에게 배운 감명 깊은 말이 있다.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천하지 못했다면, 실천하지 못한 당신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할 수 없게 세워진 계획이 잘못된 거예요." 

 

"계획을 세우되, 실천해보고, 달성하지 못했으면, 달성할 수 있도록 당신에게 맞는 크기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목표로 다시 세워보세요. " 

 

너무나 큰 배움이 된 말이었고,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은 좀 달성되어간다고 느낀다. 

 

 

 

예전에 세웠던 나의 계획은 이렇다.

 

 

"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10개는 음악 정리하기! " 

 

 

꾸준히 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10개도 정리 못하던 날이 태반이었다. 

 

점차 점차 바쁜 상황과, 귀찮음 그리고 계속 안 하다 보니 관성에 맞춰 점점 정리를 안 하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금 음악 정리를 시작한 요즘은 이런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분류하려는 항목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좋아해'와 '너무 좋아' 이렇게 두 가지로 줄였다. 

 

그 외의 애매한 곡들은 단호하게 지우기로 했다. 

 

나에게는 두 가지 이상의 항목은 지금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더 세분화하는 건 이 작업을 끝낸 뒤의 목표로 삼기로 했다. 

 

 

 

두 번째 

 

하나의 곡을 정리하기 전까진 반복 재생! 

 

괜히 빠르게 정리하려는 조급함에 반복 재생하지 않고 플레이리스트 전체 재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하던 일도 집중 못하고 부랴부랴 정신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냥 차분히 내 일에 집중하면서, 하나를 자근자근 들으면서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세 번째

 

작은 목표!

 

여러 자기 계발서나 자기개발 유튜브 영상을 보면 작은 목표를 나누라는 얘기가 많아서

 

이것을 음악 정리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20~30개의 작은 플레이스트로 나누어서 이것을 정리하기 전에는 다른 음악에 손대지 않기로 했다. 

 

손대고 싶더라도 이 리스트는 끝내고 손대자는 나와의 약속을 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나름의 진척을 이뤄 냈고

 

전보다는 덜 피곤하게 정리하고 있다. 

 

남은 건 끝까지 정리하겠다는 의지

 

지쳐 쓰러져 잠시 쉬더라도 다시 하겠다는 용기뿐이다. 

 

그때가 오면 이 글을 보고 다시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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