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220217~21 갑작스런 고열 2~3일 동안 아팠다.

Solation 2022. 2. 22.

아파서 한동안 정말 아무것도 못했다.

22년 2월 17일 밤부터 22일 새벽인 지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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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과 복통으로 인한 설사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적을 것이라 조금 지저분할 수 있으니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보지 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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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징후는 17일 밤부터 시작됐다.

묘하게 배가 아팠다.

 

이 배아픔은 아파서 아픈 게 아닌 살살 아파오는 변의였다.

그냥 나는 몸상태가 꾸리꾸리한가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18일 오전 ~ 오후 10시까지

 

오후 2시까지는 살짝 꾸리꾸리한 정도

오후 두시가 지나자

그냥 하루종일 배가 계속 아파서 

한 시간마다 화장실을 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배가 아픈가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느끼고 있었기에

누워서 포맷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무리하지 않고 있었다.

 

중간중간 몸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아 열을 재봐도 36.6℃ 나 37℃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

별 문제 아니라고 여겼다.

 

 

18일 오후 10시

 

문제는 오후 10시부터였다.

 

그냥 확인차 낮과 크게 달라진 게 없음을 확인하고자 온도를 재러 갔는데

 

38℃ 였다.

 

?????? 38도? 

최근에 나는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열이 있음을 확신하면서 열을 재봐도 항상 틀려왔기에 

 

항상 자신만만하게 재고 기분 좋게 틀려왔었다. 

 

하지만 내 추측이 맞았음을

느낀 순간 정말로 오묘한 기분을 느꼈다.

 

아니겠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것저것 다른 일을 하다가 

 

한 시간 뒤 열을 다시 재 보았다.

 

18일 오후 10시 ~ 19일 새벽 5시

39.2℃  

와 나는 39.2℃ 넘어가면 측정기가 빨갛게 바뀌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동안 열이 좀 올라봐야 38℃ 정도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39℃라는

나는 아무리 원인을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었다.

 

월요일 발표 모임 빼고는 밖에 나간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할 수 있는 건 18일 우리 동네 온도가 영하 12℃로 굉장히 추웠는데

 

내가 창문이 열려 있던 걸 몰랐나? 

같은 생각을 하며

 

아이스팩을 이마에 대고 고민을 했다.

충분히 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미 오전 오후 동안 몸상태가 좋지 않아

충분히 쉬었던 터라 잠이 쉬이 오지 않았다.

 

열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마에 아이스팩을 바꿔가며 계속 대고

 

대고 있는 동안 유튜브를 보거나

웹툰을 이것저것 보았다.

 

집안에선 혹시 몰라 내 방을 나갈 땐 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꼈다.

 

40분마다 열을 재 보았지만 열은 38.5℃~39.3 사이에 머물 뿐이었다.

 

이제는 코로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코로나 증상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코로나 증상은 너무나도 많아서 안 걸리는 게 거의 없었다.

그저 미각이 사라진다던데 나는 미각이 남아있잖아?

하면서 아니길 바라는 나를 보며 코로나 증상은 볼게 못된다 싶어 그만 보았다.

 

높은 열에 비해 몸을 움직이는 건 어렵지 않아서

기계의 순간 오작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새벽 5시쯤 눈을 붙였다.

 

19일 오전 9시 ~ 11시

배게를 타고 내려오는 발이 된듯한 꿈을 30번은 꾸며

생각보다 상쾌하게 잠에서 깼다.

시간은 생각보다 별로 안 지났고 나는 잠에서 굉장히 개운하게 깼다.

 

온도가 내려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잰 온도는 

 

40.2℃

?????!!!!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살면서 39℃도 처음 넘겨보았고 40℃도는 살면서 처음 보는 온도였다. 

 

내가 알기론 이 정도 되면 지금 나처럼 걸어 다니거나 이런 건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느끼는 몸 상태랑 체온계가 알려주는 온도의 차이가 너무 커서

쉽게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몸은 움직일 수 있었지만 

안 움직이는 게 좋은 것 같아 누워 있었다.

 

누워있는 동안 가족들이 나를 많이 도와줬다.

엄마는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근처에 있나 찾아보았고

11시에 예약을 해주셨다.

 

나는 그때까지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여러 걱정을 하며

 

내가 누굴 만났지?

걸렸다면 어디 때문이지?

코로나 확진이 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코로나는 아닌 것 같은데, 뭘 잘못 먹은 것 같은데 뭘 잘못 먹은 거지 도대체?

내가 창문을 열어놓고 잤던가? 아닌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걱정은 많았지만 생각보다 금방 잠들었다.

 

 

19일 오전 11시 ~오후 1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곳으로 갔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걸어가기로 했다.

마스크도 두 겹으로 끼고

장갑도 하나 챙겨나갔다.

 

집에서 나올 때 쟀던 체온은 39.4℃ 다행히 40℃ 보다는 떨어져 있었다.

 

몸은 움직일 수 있었지만

억지로 몸을 움직이게 하긴 싫었다.

 

내가 눈치를 못챘을 뿐 내 몸이 심각한 상황일 수 있으니까

한 3일 동안 넓은 설원을 걸은 기분을 느끼며

 

도착하니 생각보다 늦지 않았다. 

 

검사를 받으러 가니 밖에 서 있으라고 했다.

벌써부터 서러웠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때문에 다른 분들이 혹여나 코로나에 걸리면 안 되니까

 

조금 서 있자 안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들어갈 줄 몰랐던 진료실에 들어갔고 

 

들어가서 신속항원 검사를 받았다.

 

처음으로 코를 찔려 보았는데

다른 사람 말마따나 정말 뇌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끄윽..! 끅!!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러곤 끝

다시 병원 밖에서 기다렸다. 15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나는 예약하고 와서 망정이지

줄 길게 서는 병원은 어떻게 다들 기다리나 싶었다.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여기 와서 걸릴까 더 걱정일 텐데,

나는 거기서 기다리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10분도 안된 것 같았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얼른 들어갔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런데 들려온 대답은

 

간호사

"5000원이에요."

 

"네?"

 

간호사

"처방전 필요하세요?"

 

"저기... 검사 결과는요?"

 

간호사

"음성이에요."

 

"그럼 고열에 대한 진료는 따로 안 봐주시는 건가요?"

 

간호사

"처방전에 해열제 들어있어요."

 

"저.. 설사도 하는데.. "

 

간호사

"위장약도 있네요."

 

아파서 그렇게 느꼈는지 몰라도 내가 느끼기엔 굉장히 불친절했다.

그래도 코로나가 아니라니 너무나도 다행이었다.

코로나 음성 확인서

 

한편으로는 좀 억울했지만

남들 다 걸리는 코로나도 아니고

고열은 도대체 어디서 걸린 거야?

 

물론 신속항원검사를 다 믿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다음날 검사하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일단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안심이었는지

 

옆에 약국에 들려 약을 구매하고

기분이 좋아 텐텐도 구매했다.

달달한 거 먹으면서 누워있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커피우유 3개와 바나나우유 1개 죠리퐁을 하나 사들고 돌아갔다.

 

18일 오후 1시 ~5시

 

긴장이 풀린 건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병원에 갈 때보다 4배는 더 길게 느껴지고 두배로 힘들게 느껴졌다.

 

집에서 약 먹기 전 체온

집에 가서 약을 먹기 위해 점심을 먹었다.

어머니가 미음을 끓여주셨다.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약을 먹고 나니 열이 37.9로 떨어졌다.

그래도 약효는 있는 약을 줬구나 싶었다.

 

한숨 자고 일어났고

이대로라면 원래 있던 토요일 약속도 갈 수 있는 거 아닐까?

같은 생각도 했다.

 

열만 좀 있고 몸 상태는 움직일만했기에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은 한숨 더 자고 일어났을 때 포기했다. 

 

18일 오후 5시 ~ 오후 11시 

 

고열 39.8도

자고 일어나서 체온을 재보곤 깜짝 놀랐다.

39.8℃? 아 내 몸은 그저 약이 지켜주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얼른 약을 먹고 내 몸을 쉬기로 했다.

 

아이스팩 계속 머리에 대고

배가 30분마다 아파와 계속 화장실에 가고

졸다 일어나고 반복했던 것 같다. 

18일 오후 11시 ~19일 새벽 4시

 

열은 약을 먹으면 그래도 30분 정도 지나면 1.5℃ 정도 떨어지던데

약효가 4시간 정도밖에 안 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불안했다.

푹 자고 일어나면 그 사이에 열이 올라있는 게 아닐까 싶어

자는 듯 마는 듯하며 아이스팩 계속 갈면서

중간중간 배 아파하며 화장실 가면서 

아침에 못 일어나겠지 생각하며 아침 약을 먹었다. 

 

웹툰을 하나 끝장내니

그제야 졸리더라

 

19일 아침 10시~ 복통의 시작

 

아침에 일어나니 열이 잡혀있었다! 

37.4℃ 였는데 38℃정도를 생각하고 있던 나에겐

당황스럽지만 좋았다.

 

병원이 불친절하긴 했어도

약효는 확실한 약을 처방해줬구나 싶었다.

 

문제는 아직 남아있는 복통이었는데

열과 두통이 사라지자

복통이 더 심해졌다.

아니면 원래 심했는데 두통과 열감에 가려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선명해진 복통을 느끼며

만약에 약속을 나갔으면

진짜 힘들었겠다 싶었다.

그리고 고열 감기도 감기라서 괜히 누군가에게 옮길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길 잘했다.

 

하루 종일 복통을 느끼고

화장실에 15~30분마다 들락날락하며

 

내가 케겔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은 벌일까 같은 생각도 하고

병원에서 해열제는 챙겨줬지만

설사나 복통약은 챙겨주지 않은 게 분명해하며 약봉투를 보았다.

 

약봉투에는 친절하게

위장약과 설사약이 있다고 적혀있었다.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괴로운 하루였다.

 

오히려 39℃ 40℃ 일 때 보다 몸상태가 더 안 좋았다.

몸에 힘이 없었고 움직일 때마다 다리가 휘청 휘청거렸다. 

 

이날이 아픈 날 중 두 번째로 힘든 날이었다. 

열 오르던 때보다 더 힘들었다. 

 

20일 상태 호전

정말 마법같이 자고 일어나면 상태가 좋아진다.

잠은 낮에도 자는데

결국 큰 변화는 밤에 잘 때 온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을 갔는데

드디어 형태가 있는 변이 나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다 부스러진 가루였는데

그나마도 물이 97%였다. 

 

화장실 가는 주기도 조금 줄었다.

하지만 배가 아픈 건 여전했다.

 

묘한 병원의 처방전에 대한 신뢰를 느끼며 

꼬박꼬박 약을 챙겨 먹었다.

 

그래도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인지 

이전보다는 먹는 걸 챙겨 먹는 게 어렵지 않았다. 

 

아프던 날 중에 제일 힘든 게 20이었다.

몸에 체력이 없고 픽하면 쓰러지려 그러고

몸에 힘이 안 들어갔다.

 

그리고 좀만 움직여도 어딘가에 기대 헉헉대야 했다.

 

나는 39℃ 40℃도 일 때도 내 의지대로 움직였던 몸이

안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서 정말 놀랐다. 

 

나는 살면서 내 몸이 이렇게 힘없고 내 말을 안 듣는걸 처음 겪어보았다. 

너무 무기력했고 왠지 자존심이 상했다. 

 

한편으론 건강할 때 이해하지 못했던

아픈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진짜 못 움직이고 지쳐서 그랬구나

진짜 이렇게 몸에 힘이 없을 수 있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열이 오르는 동안 몸이 버티느라 체력을 다 써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몸이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푹 쉬는 하루였다.

 

21일 70%까지 회복된 것 같다.

글을 쓰는 오늘 드디어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체력이 생겼다고 느껴졌다. 

그동안은 다른 무엇을 할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게 몸 상태가 안 좋았다.

 

아플 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원래부터 기초 체력이 탄탄한 사람임에 틀림다는 생각을 계속했었다. 

 

정말 엉망이 된 내 방도 좀 치우고

급한 글도 쓰고

게임도 조금 하고

아팠던 일에 대한 걸 글을 쓰다 보니 벌써 5시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자야겠다. 

 

그래도 몸이 회복되어서 다행이다. 

회복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약이 효과를 본 것 같아 다행이다. 

 

다시 조금씩 하던 일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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