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221218 수연, 인택 / 코알라, 정원, 규진, 오철 모임

Solation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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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나는 최근 내가 말하는 걸 전혀 못 지키고 있다.

코알라 형한테 비타민을 사주겠다고 한 것도, 편지를 써주겠다고 한 것도 못 지키고 있다.

하하하핳 이 사실이 나에게 많은 상처를 주면서도 왜 안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타민을 사다 주기에 돈이 많이 들긴 했다.

 

 수연 인택의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가겠다고 해 놓고 가기 싫어서인지, 거기서 들을 얘기들이 두려워서 인지 전날에 한껏 늦게 잤다.

데스노트를 정독하고 잤는데 L이 죽는 장면까지 보려고 했는데 라이토의 마무리를 보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기상

 

 전날 그렇게 늦게 잤으니 모임에 늦는 건 당연했다.

그래도 죄책감에 일어나서 계속 카톡을 보았다.

인택이가 그래서 형은 언제 와? 하는 카톡을 오후 2시 40분쯤 보았을 때, 이건 미룰 수 없겠다 싶어 20분 만에 준비해서 나왔다.

 


수연 & 인택

 

 나는 개인적으로 깊고 깊은 이야기를 듣게 될 줄 알았다.

그게 무섭기도 하고 그 이야기들이 나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좀 두려웠었다.

의외로 그런 얘기들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생각보다 서로의 최근 이야기들 그리고 서로의 패턴들이 무너진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내 생활패턴을 개선하려고 했던 나는 인택이가 같은 고민을 했다는 게 너무 좋았다.

그리고 계획 세우고 이뤄보는 걸 해보려고 하는 수연이가 있어서 너무 기분 좋아서 바른생활에 대해

올바른 계획에 대해 좋은 생활 패턴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

 

 서로의 시선으로 바른생활을 해보기 위해 바른생활 보고회라는 단톡방을 만들었다.

개인적인 얘기는 하지 않고, 서로 그날의 목표를 올리고 전날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적는 모임이다.

내가 이루지 못하는 게 부담스러우면 언제든 나가도 된다고 적어 두었다.

이 얘기들을 나눈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아침을 안 먹고가서 배고픈 것만 빼면 말이다.

 


코알라 형 집 모임

 

 일단 나와 오철이 7시에 가기로 했는데 둘 다 7시에 가지 못했다.

애초에 밤을 샐 거란 생각을 하다 보니 최대한 늦게 가고 싶었다.

늦은 우리들에게 코알라 형이 화를 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한다.

코알라 형의 생일 파티라는 명목으로 모인 건데 다들 이렇게 늦다니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다.

 

 그나마 먼저 도착한 내가 코알라 형과 시장에서 음식들을 샀다.

족발을 사고 오뎅을 사고 피자를 사서 들어갔다.

코알라 형이 음식이 많을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 많았다.

최근 식탐에 가득 찬 나는 다 먹을 수 있다고 했는데 먹지 못했다.

피자를 받을 때 쯤 오철이가 와서 합류했다.

 

 집에 와서 음식을 세팅하고 규진이와 정원이가 오기를 기다렸다.

정원이는 일이 끝나고 오는 거라 늦었고, 규진이가 늦는 이유는 들었는데 까먹었다.

기다림 끝에 먹은 음식은 맛있었다.

그리고 너무 처음 보는 조합이라 내 마음처럼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 못해서 애타고 안타까웠다.

나는 내 대인관계 스킬이 줄어들었다는 걸 인정 못해서 아쉬웠던 모양이다.

내가 애를 쓰든 쓰지 않든 그래도 모임은 즐겁게 유지되었다.

코알라 형은 조금 낯설어 하긴 했지만 본인 집도 제공하고 이것저것 많이 챙겨 주었다.

 

 그냥 그 사이에서 나만 못난 사람이었던 것 같아 어떻게든 발악했던 기분이 들었다.

재밌는 얘기를 하려고 하고, 분위기를 주도하려고 하고, 준비한 게임을 가져가서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하고, 그런데 뭘 해도 내 뜻대로 되진 않았다. 그거랑 상관없이 ㄹ모임은 잘 유지되더라, 그럴수록 좀 더 애써봤는데 큰 차이는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애썼다.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사람들인데 연말이라 들떠서 그랬던 것 같다.

 

 규진이 얘기도 듣고 오철이 얘기도 듣고 누나라고 부르며 장난도 치고, 야추도하고 마이티도 하고 유튜브 얘기도 하고 연애 얘기도 하다가 아침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몸 상태가 안 좋을까 봐 단단히 대비하고 놀아서인지 큰 타격은 없었다.

 

다음날 지인 TED에 올 사람들이라서 있다 보자고 말한 뒤 헤어졌다.

 


개인적인 고찰

 

 나는 개인적으로 남들에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데

최근의 나를 보면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슬프다.

나는 무거운 입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이고, 생각보다 비밀을 숨기기가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이걸 너무나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비밀이 아니라 내 이야기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없다는 게 좀 슬펐다.

최대한 다른 이의 비밀을 듣지 않는 쪽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침묵하는 훈련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분위기를 띄우겠다던지 이 모임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한다던지 하는 마음으로 뭔가를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앞가림이나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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