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데이트

220129 안국역 데이트_1 올해의 작가상 2021 후기

Solation 2022. 1. 31.

220129 - 토요일

 

이번 주 토요일에는 어떤 데이트를 할까 고민했는데 

혜성이가 전시 데이트는 어떠냐고 물어보았고, 

나도 오랜만에 전시 보는 게 좋아서 찬성했다.

 

 

혜성이는 아이 웨이웨이라는 중국 작가의 전시를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누구인지 모르는 작가분이지만 일단 찬성! 

 

오후 세 시에 보기로 약속하고 다음날이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다음 날이 되어 안국역쪽으로 갔다. 

중간에 혜성이에게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는데

나는 그동안 설렁설렁 국립현대미술관 쪽으로 걸어갔다. 

 

그동안 전시를 몇 번 보러 왔었지만,

오늘따라 길이 좀 더 길게 느껴졌었다. 

 

가면서 생각해보니 한 번은 늦어서 택시를 타고 갔었고,

다른 한 번은 다른 곳에 먼저 갔다가 가서 그런 건가 싶었다. 

 

도착해서 조금 기다리니 혜성이가 금방 왔다. 

 

입장하고 보니

여러 전시를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 '올해의 작가상 2021'을 먼저 보기로 했다. 

 

관람료는 무료라고 하고 홈페이지에서 미리 사전 예약을 하면 된다고 합니다. 

 

http://naver.me/54Vkke2z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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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lace.naver.com

 

아래는 전시 관람 예약 링크입니다.

https://www.kguide.kr/mmca001/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관람 예약

 

www.kguide.kr

 

올해의 작가상 2021

 

나는 처음 들어본 올해의 작가상은 매년 4명씩 선정된다고 한다. 

처음 들었을 때의 인상으로는 신인 작가분들인 줄 알았으나,

조금 보고 나니 인지도가 있는 분들이셨다는 걸 알았다.

 

나는 먼저 최찬숙 작가님과 방정아 작가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올해의 작가상의 전시기간은 22년 3월 20일 까지라고 한다. 

 

 

최찬숙 & 방정아 - 2 전시실 

 

최찬숙- 큐빗 투 아담 

 

 

 

전시실에 들어가자 살짝 우주공간으로 느껴지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여 영상을 보고 있었다.

먼저 나는 큰 메인 영상이 아닌 우측 사이드에 있는 영상을 먼저 보았다.

 

그 영상에는 시골 농가의 풍경들을 굉장히 거칠게 담은 영상이 흘러갔다.

내 허리춤 정도 되는 시선으로.

 

그 작품의 제목이 무엇인지 보고 나오지 못했는데 

숨이 조금은 가빠지고 어딘가 불편한데 그 불편한 감정은,

거칠고 살기 어려워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바라보게 만들어져서 인 것 같았다. 

 

농촌의 영상이 끝난 뒤 사람들이 많이 보는 메인 영상을 보았는데,

미국이나 호주처럼 느껴지는 붉은 대지의 영상이 넓게 펼쳐지고 있었다. 

 

붉은 대지를 비추는 영상은 넓고 황폐했는데,

그 부분을 보았을 때 나는 소리가 좀 불편했었다. 

 

몽환적인 사운드로

"모두의 것도 되지 않고, 아무의 것도 되지 않네"를 굉장히 많이 반복했는데

 

마치 최면을 거는 것 같아 불편했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매혹하지 않아도 훌륭한 영상미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를 꾀어내는 듯한 음성이 어딘가 불편해 전실 안쪽으로 들어갔다. 

 

방정아 - 흐물흐물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가자 

흐물흐물이라는 주제의 회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최찬숙 작가님의 작품이 조금 난해하던 차라 이번 작품들은 설명을 미리 읽어보고 관람했다. 

 

설명에는 ' 한국의 정치 풍경'과 '플라스틱 생태계' 이렇게 두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는데

읽고 보아도 어느 부분을 정치 풍경과 연관되어 있는지, 플라스틱 생태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회화가 그려져 있는 방에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전시중입니다만> 작품과 <미국, 그의 한결같은 태도> 작품이었다. 

 

<미국, 그의 한결같은 태도>

이 그림의 제목은 그림 앞에서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분수 가운데 있는 벌거벗은 털보 할아버지가 미국이 아닐까 싶은데,

무례함을 표현한 건가 싶었다.

 

분수에 들어와 있어서 무례하다기엔 주변의 사람들도 분수에 들어와 있기에,

그것만을 말하는 건 아닌 거 같았다.

 

제일 좋은 자리에 턱 하고 앉아 있어서 그런가,

그림 속 주변 인물들이 그렇듯이, 

이 그림을 보는 나도 중앙의 할아버지가 그렇게 불편하진 않았다. 

 

아니면 저곳에 있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을 말한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이었다.

 

<전시중입니다만>

옆에 같이 걸려있던 전시중입니다만은

감탄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이었다.

 

제목을 보기 전에는 사람 앞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 두 명의 여성이 보였는데,

무례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를 표현하는 두 손이 그려져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나서 제목을 보고 나니 여성 뒤에 있는 전시실이 보였다.

 

나는 이 그림에 그림적 표현에 감탄하였는데,

전시실에 커피를 마실 테이블이 있기도 힘들뿐더러

분노하고 있는 두 손이 있을 위치도 실제라면 그곳에 있기 힘든 위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한 곳에 이질감 없이,

주제에 맞는 표현을 위해 그려진 것에 감탄이 일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을 보러 전시실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플라스틱 생태계 > 

역시 작품은 스케일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이런 커다란 작품의 비례를 맞춘다는 게 신기했다. 

이 작품도 왜 플라스틱 생태계일까 궁금했는데 오랫동안 봐도 모르겠었다.

 

저 멀리 여인 두 명이 보이는데,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가까이, 그리고 옆에서 보니 이렇게 만들어진 그림이었다. 

가까이서 본 덕지덕지 그리고 거칠은 그림이

난 오히려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안 들고, 마치 바위 같은 느낌을 받았다. 

 

<큐빗 투 아담 >

나가는 길에 <큐빗 투 아담>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아까 본 영상과 다른 부분이 상영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자막이 있어서 자막을 읽으면서 볼 수 있었다.

 

가만히 서서 영상을 보고 있으니

내가 아까 보았던 붉은 대지는

구리 광선을 촬영한 것 같았다.

 

내가 영상을 보고 짧게 이해한 바로는

최찬숙 작가님은 땅과 우리 몸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 고민을 해왔고,

여러 소재 중에 구리를 고르게 되었다고 한다.

 

영상미는 굉장히 훌륭했다.

영상을 보다 보니 영상 중간 위 부분에서 돌고 있던 구리 조각이, 사람의 피부 조각으로 바뀌는 부분에는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때, 2차적으로 내 귀를 자극하는 소리가 들어왔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지직.... 지지직... 직.. 지지직...'

하는 기계음이 꾸준히 들려왔는데,

당장 나가고 싶어질 정도로 거슬렸다.

 

일부로 의도하고 사용하신 것 같은데,

최면 상태로 빠트리려는 것 같아 매우 불편했다.

 

영상미로는 매우 훌륭해서 사운드가 아쉽다고 생각하며 나왔다. 

 

최찬숙, 방정아 작가님들의 영상

전시실을 나오니 작가님들의 영상을 볼 수 있게 패드가 마련되어 있었다. 

 

최찬숙 작가님은 우리 몸과, 땅에 대한 고민을 얘기해 주셨고,

그것들을 위해 여러 표현들을 고민하셨다고 했다.

어딘지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일반적인 시선이 아닌 방식으로 전시 환경을 꾸몄다고 하셨고,

구리의 느낌을 주기 위해 바닥에도 신경을 쓰셨다고 했다.

 

이를 보고 다시 전시실에 들어갔는데,

바닥에 구리로 보이는 금속이 일부 넓게 코팅이 되어 있었다.

 

내가 처음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우주 공간 같다는 느낌이 이것 때문에 났구나 싶었다.

 

방정아 작가님의 영상에선 <플라스틱 생태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제일 깊숙한 곳에 있던 작품이 <플라스틱 생태계>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의자라고 생각했던 것이 핵 연료봉이었다는 것과 

 

푸른 배경이 핵 연구소의 풍경을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들을 보면서 작품뿐만이 아니라 전시 환경 자체도 엄청나게 고민하셨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하나하나가 깊고 깊은 고민들을 하셨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김상진 작가님의 전시실로 이동했다. 

 

김상진 -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공간에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게 보였다. 

처음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는 주제를 보았을 땐

그 주제에 관련된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둘러보느라 이해가 안 됐었는데,

지금 보니, 가상공간과 현실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신 제목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꼈다. 

 

 

 

<로파이 마니페스토_클라우드 플렉스>

 

김상진 작가님의 작품 중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은 바로 가운데에 있는 작품이었다. 

 

와... 이런 게 작가구나 싶은 작품이었다.

 

뚜렷하게 표현하긴 어렵지만, 가상세계와 현실이 적절히 섞여있는 게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텅 빈 교실, 천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빛들,

평상시에 보지 못하는 하반신들의 이색적인 풍경 그리고

영상 패널에 파묻힌 상반신 

 

이런 모습들이 부조화를 불어 일으키며,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사람은 있는데 텅 비어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 오묘한 감각을 느끼며 무엇이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지 꽤나 생각하게 만들었다. 

 

생각을 할 만큼 하고

확실히 전시를 보러 오는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좋은 작품들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크로마키 그린>

내가 29일 전시를 보며 제일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바로 전의

교실 작품보다 더 오묘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투명한 샌드백 속 갇혀있는 사람의 쓸쓸함이 턱 하고 느껴졌다.

그리고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갇혀 있는 답답함도 느껴졌는데,

그런 감정을 느끼다 보면 자연스레 시선이 구부러진 무릎에 조심스레 올려져 있는 손에 가게 된다. 

 

기도를 하고 싶은데, 진정이 되지 않는지 모이지 않은 손을 따라 얼굴로 향하면,

불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 마네킹의 시선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다시 전체를 바라보다 샌드백으로 무릎으로 손으로 시선으로 향하게 된다.

 

왜 옛날에 마네킹들에 괴담이 돌았는지 느껴졌고,

오히려 무언가에 쌓여 있어서 더 소름이 돋았다.

 

이름 모를 시계 네 개 - I'm fine 

 

~~~~ fine이라는 제목에 작품이었는데

마주 보는 두 쌍의 시계 화면에 눈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눈은 짝짝이었고, 각기 다른 곳을 보고 있었는데

 

꽤나 보면서 생각했는데도 왜 괜찮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김상진 작가님의 영상에도 따로 설명이 없어서 궁금한 작품 중에 하나다. 

 

<messiah - 메시아>

 

이 작품은 영상 작품이었는데, 하늘색 배경에 저 편에서 어떤 사람이 끝없이 다가오는 영상이었다. 

이 작품을 쭉 계속 보고 있다가 제목이 궁금해서 후다닥 뒤편으로 가서 제목을 보고 왔는데

메시아라는 제목을 보고 나서 다시 영상을 봤다.

 

다시 보니 후광처럼 보이는 붉은 원이 멀리서 오는 사람 뒤에 있었고, 

끝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걸 보며 나는 끝없이 다가오지만, 오지 않으시니까

영원히 못 오신다는 건가? 싶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좀 더 생각을 해 보니,

내 옆에 있던 풍경이 점점 메시아에게 가까워지는 걸로 봐선,

메시아가 나에게 오는 만큼 나도 뒷걸음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 왜 나는 뒷걸음치고 있는 걸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다음 작품을 보러 갔다.

지금은 내가 만약 뒷걸음치는 걸 멈춘다면 메시아를 만날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멈추고 나서도 메시아가 나를 지나칠 수도 있지 않을까? 

 

메시아는 끝없이 걸어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한없이 다가오거나.

 

 

< I will disappear > 

< I will disappear >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땐, 그저 인스타 사진 찍기용, 아니면 작가님의 로고나 명함 같은 건 줄 알았다.

굉장히 선명하고 또 어딘가 은은한 느낌이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는데,

 

메시아 작품을 보고 오니, 이것도 작품이었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김상진 작가님이었던 만큼 

이 작품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했다. 

 

한참을 정면 앞에서 고민하다가 

조금 옆을 돌아보니 그림자에서 사라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묘한 감각을 느끼며, 나가서 작가님의 얘기를 들었다.

 

언어를 의인화하는 작업을 하셨고, 실제로 그림자에서 사라지는 걸 의도했다고 하셨다.

 

사라진 게 사라진다는 글씨라니 발상이 정말 대단하다. 

 

오민 - 헤테로포니

 

헤테로포니는 음악 용어인데 

'하나의 선율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할 때 연주자마다의 선율이 한 데 공존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앞 쪽에 세 개의 영상이 왼쪽에 하나 그리고 오른쪽 뒤에 하나의 영상이 있었다. 

 

앞쪽에 세 개의 영상은 같은 사람을 세 개의 다른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었는데,

어느 외국의 여배우가 가만히 앉아 있는 영상이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 여배우를 여러 조명을 비추고, 화장해주는 등의 영상이었고,

왼쪽에 있는 영상은 여배우를 촬영하는 촬영진의 모습이 비쳤다.

 

그리고 오른쪽 뒤의 영상은 내가 보기엔 소리가 나고 있는 영상과 소리를 내는 사람, 그리고 대사가 나타나는 활자로 된 영상이었다.

 

그 공간에는 이질적인 감각이 느껴졌는데, 

첫 번째 이유로는 내가 보고 있는 영상과 나오고 있는 소리가 맞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같은 인물을 촬영한 영상이 미묘하게 달라서 헤테로포니를 영상으로 표현을 이렇게 하셨구나 싶었다. 

 

그리고 소리가 나오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었던 것도 미묘한 감각이었다.

워낙 그 안 공간이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 살펴보지 못했지만,

스피커도 이곳저곳에 배치되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촬영하는 줄 알았던 앞 쪽의 세 영상은

점차 미묘하게 시간이 어긋나기 시작했고,

마치 돌림 노래를 눈으로 보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엔 나는 왼쪽에 있는 촬영진의 영상과 소리가 맞다는 걸 깨닫고 스탭들을 촬영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영상이 끝나자 나왔다. 

그리곤 다음 전시를 보기 위해 이동했다. 

 

220129 안국역 데이트_2에서 계속.....

https://solation.tistory.com/231

 

안국역 데이트_2 아이 웨이웨이,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프로젝트 해시태그 후기!

220129 안국역 데이트_2 국립 현대미술관으로 데이트를 왔고, 막 올해의 작가상을 보고 난 상태입니다. https://solation.tistory.com/230 220129 안국역 데이트_1 올해의 작가상 2021 후기 220129 - 토요일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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