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마지막 동미참 예비군 - 더워 죽는줄 알았다. 220706

Solation 2022. 7. 7.

22년도 예비군

 나는 내가 동미참 예비군을 다 마친 줄 알았는데 올해가 마지막이었다.

내가 14년도 군번이었으니까 16년도 제대

17년도부터 시작했으면 6년 차 예비군인가??

내년부터 뭔가 달라진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

 

 오늘 예비군에 가야해서 어제부터 살짝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더위에 밖에서 훈련을 한다고?????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어차피 가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아침

어제 일찍 잠들었는데 새벽 3~4시에 땀에 흠뻑 젖어서 깼다.

날이 너무 더워서 이불도 배개도 다 젖어서 찝찝해서 잘 수 없었다. 

 

그래서 나름 이것저것하다가 5시쯤 다시 잠들었다. 

우리 동네에서 7시 40분에 셔틀버스를 타야 해서

6시 50분에 일어나기로 마음먹었다.

 

문제는 일어나고 나서 발생했다. 

아침으로 시리얼을 먹었는데 잠결에 시리얼을 바닥에 엎어 버렸다. 

가족들 다 자는데 청소기를 돌려야 하는 상황

 

그렇다고 이걸 방치해 둘 순 없어서 청소기를 돌리고 갔는데 다행히 아무도 깨지 않았다.

시리얼을 먹고 나서 군복을 입으려고 옷장을 열었는데

늘 두던 곳에 군화가 없었다.

안 그래도 군복을 보고 PTSD가 오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군화도 없어져서 진짜 당황했다.

거의 옷장을 헤엄치다시피 찾다가

설마 하는 희망으로 신발장에 가보니 군화가 꺼내져 있었다.

 

내 군화 거나 동생 군화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내가 동생이랑 발이 맞았나? 생각하며 신었는데

이 익숙함... 이건 내 군화임에 분명했다.

 

괜히 전역할 때 새 군화를 신고 나와서 매번 발이 아팠다.

군화를 신고 우리 동네 복지센터로 나갔다.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먹을까 싶었더니 닫혀있었다.


복지센터 셔틀버스 자가검사

군화 찾느라 한참 헤매고

아이스크림 가게 가는 둥 여유를 부리다 보니

셔틀이 출발할 시간이 코앞이었다. 

헐레벌떡 뛰어가니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었다. 

코로나 자가검사하는 예비군들

다행이다 하고 생각하면서 가보니 코로나 자가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

요즘은 코로나라는 걸 완전히 잊고 있었다. 

 

이런 키트를 주션다.
코로나 자가키트 음성
오랜만의 자가검사 키트

 오랜만에 자가검사를 하려니 많이 헷갈렸다. 

다행히 음성!


누가 봐도 내 친구 

누가봐도 내 친구 심

멍하니 줄 서서 차량 탑승권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멀리서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누가봐도 내 친구 심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한동안 뚫어져라 쳐다봤다. 

심도 나를 쳐다봤고 우리는 서로를 확인했다. 

이 사실을 여자 친구한테 전하자 서로 연락 좀 하라고 말했다. 

여하튼 운이 좋았다. 

4시간 교육이지만 친구 있고 없고 차이는 천지차이다. 

 


버스승차권

요런 버스 승차권을 줬다. 

탑승한 버스에는 내 생각과는 달리 예비군이 15명밖에 탑승하지 않았다. 

코로나라 버스에 인원을 여유롭게 배치한 것 같았다. 

 

버스 옆 자리에 앉아 서로의 근황을 얘기하며 훈련장으로 향했다.

친구 심의 여러 우여곡절 이야기를 들었다.

심과 나

 


훈련장 도착

 

내리고 연병장 가득 차 있는 예비군들을 보니 살짝 PTSD가 몰려왔다. 

사람 많은 건 여전히 불편하다.

나는 축구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연병장이 잔디 운동 장인건 조금 부러웠다.

 

QR코드로 입소신청을 한 뒤 개인 물건을 사물함에 넣었다. 

핸드폰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넣었는데 

핸드폰을 넣은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예비군 훈련소 측에서도 쉬는 시간엔 핸드폰을 사용하게 해 주었다.

나는 짧은 시간이라 넣어두었는데  그건 치를 떨고 후회할 일이었다. 

 


목진지 훈련

 오늘 모인 사람들은 전부 온라인 교육을 이수했기 때문에 오늘 하루 4시간만 교육을 수료하면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조를 나뉘어 조마다 한 과목씩 이수하기로 했다.

나의 경우에는 목진지 훈련을 해야 했다.

사격이 아니라서 좀 아쉽다. 

 

 목진지 훈련장은 산 위에 있어서 올라가는데 한참 걸렸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교관이 시계를 보더니 지금 10시 20분이고 수업은 11시에 시작할 테니 40분 동안 쉬라는 얘기를 하셨다. 

40분이나 쉴 거면 실내에서 쉬게 하지 오늘같이 더운 날에 땡볕에 그냥 사람들을 세워놨다.

조금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손 선풍기를 들고 오지 않았다면 못 버텼을 것이다. 

이거는 평가에 꼭 써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목진지 훈련 자체는 흥미진진했다. 

조교들도 친절히 가르쳐주셨고 교관님도 필요한 만큼 중요한 건 빼먹지 않고 잘 알려주셨다. 

단지 더운 날 세워둔 게 너무했다.

같이 땀을 흘리시긴 했지만 나중에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친구는 실내 사격장에서 사격했다고 한다.


끝나고 치킨집

훈련은 일찍 끝나서 금방 집에 왔다. 

친구가 맥주를 산다 그래서 근처 치킨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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