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데이트

개나리가 만개한 응봉산 데이트_220403

Solation 2022. 4. 5.

220403 개나리 데이트

격리

 저번 주 3주년 데이트 이후 거짓말처럼 혜성이가 코로나에 걸려서 이번 주에 격리를 하게 되었다. 

다행히 증상은 심하지 않고 조금 심한 목감기 정도로 끝났다. 

 

 나는 열도 많이 오르고 증상이 심해서 심심할 틈이 없었지만 이틀 차부터 돌아다닐만했던 혜성이는 이번 주 동안 상당히 심심해했다. 

이번에 혜성이에 대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은 생각보다 태양빛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종종 하루 종일 자보고 싶다고 얘기하곤 했던 혜성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소원을 성취하면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의외로 집에 있는걸 굉장히 우울해해서 놀랐다. 혜성이는 광합성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혜성이가 격리하는 동안 완전히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었으니 봄기운을 느낄만한 게 없을까 고민하는 한 주였다.

격리하는 동안 많이 못 움직여서 몸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힘들 테니 가벼운 꽃구경을 가면 좋겠다 생각했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말고 집 근처에서 간단하게 산책하고 카페에서 얘기나 나눌 생각이었다. 

 

개나리

 그러던 와중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다가 뉴스에 응봉산에 개나리가 만개한 것을 보게 되었다.

뉴스에서는 올해에는 개나리 축제를 따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개나리로 축제를 열 정도면 얼마나 개나리가 많이 있는 걸까 생각하니 굉장히 두근거렸다. 

조금 멀지만 개나리 보러 응봉산은 어떠냐고 물어보았고 대답은 OK!

낮 시간대에 보기로 하고 각자 하루를 마무리했다. 

나는 이날 잠을 거의 못 자긴 했다.

 

지각

지각이야!

 잠을 거의 못 잔 나는 지각할까 봐 잠깐 눈만 감고 나왔다.  

덕분에 준비할 시간은 넉넉했는데 그 넉넉함이 방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침도 여유롭게 먹고 면도도 꼼꼼히 오늘의 데이트에서 입을 옷도 천천히 골랐다.

우리 집에서 응봉역까지는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어떻게 되든 40분 전에만 나가면 늦을 일은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막상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다음 버스까지 11분이나 남아있었다. 

어쩔 수 없이 좀 더 큰 도로로 나가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 제대로 늦어있었다. 

10시 약속이었는데 10시 24분에 도착하게 되었다.

격리를 깨고 나온 사람을 기다리게 하다니 마음이 아팠다. 

아침을 안 먹은 혜성이는 핫바를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혜성이가 기다리는 동안 찍은 목련

 

응봉역 도착

 응봉역에 도착하고 나니 같은역에서 내리는 등산객들이 정말 많았다.

대다수가 어르신들이었는데 다들 가방에 짐을 한가득 넣어둔 채로 오셨다.

나는 가벼운 산이라고 해서 마실 포카리스웨트만 두 개 챙겨 왔는데 생각보다 산이 높은 건가? 생각하며 내려갔다. 

 

응봉역에서 서울숲을 갈 수 있다고 한다.

 아 나는 지금까지 찍어둔 이 사진이 응봉산에서 서울숲을 가는 길을 안내하는 사진인 줄 알았는데 

응봉역에서 서울숲에 가는 방법이 담긴 포스터였다. 

나는 2번출구는 위로 올라가는 방향이길래 도대체 어디로 통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풀렸다. 

 

응봉산 초입

 1번 출구로 내려와서 혜성이를 찾으려는데 주변에 응봉산을 오르려는 사람이 많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긴 뉴스에도 나올 정도니 사람이 많은 게 당연하다. 나도 뉴스 보고 왔고 말이다. 

내리자마자 나 이곳에 와본 적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니라고 생각하기에는 복잡하게 얽힌 이곳이 너무 특이하게 생겼다. 

혜성이가 말하길 예전에 한 번 왕십리에서 치킨 사들고 한강으로 갔다가 여기로 온 적이 있다고 한다. 

 

 혜성이가 기다리면서 등산을 대비해 제로콜라와 에너지바를 사놨다고 했다.

등산객들을 따라 응봉산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아도 개나리가 활짝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운동하는 곳에서 본 풍경
개나리 한아름 그리고 활짝 벌린 팔

 조금 올라가니 운동기구가 놓여있는 작은 공터가 있었다.

응봉산이 낮기도하고 오르기도 좋아서 동네 주민들은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이하게도 노젓는 운동기구가 있어서 신기해하며 한 번 사용해 보았다. 

 

응봉산 노젓는 기구

 나도 해보았는데 손잡이만 당겨지는 게 아니라 의자도 같이 움직여서 신기했다. 

그리고 운동기구들 옆에는 정자가 하나 있었는데 이 정자가 검색했을 대 나왔던 정자라고는 믿기 싫을 정도로 초라한 정자가 하나 있었다. 

위에 올라가면 더 큰 정자가 있지 않을까 하며 올라갔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10분? 길어야 10분 걸린 것 같다. 

 

응봉산 전경

 올라보니 응봉산은 다른 산과 달리 특이하게도 주변이 탁 트여 있어서 전망이 좋다.

왜 일출보기도 좋고 야경을 보기에도 좋다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서울숲이 한눈에 보여서 가봤던 곳들을 가리키며 이야기할 수 있었다. 

 

개나리 산중턱

 옆에는 한강과 고가도로가 펼쳐져 있고 산에는 개나리가 한가득

반대편 풍경엔 도심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강, 개나리, 서울숲

 

정상

 

응봉산 팔각정

 7분정도 더 걷자 정상에 도착했다.

역시 운동하는 곳에 있던 정자는 팔각정이 아니었다. 

아쉽게도 올라갈 수는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잠가둔 것 같다. 

 

응봉산 날개 포토존

 정상에 사람들이 꽤나 많아서 부끄러운 날개 포토존만 자리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올라오고나서 확실히 알게 된 점이 나 응봉산에 와본 적이 있었다. 

뜨개질 모임인 트터디에서 등산모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응봉산에서 출발해서 쭉 이동했던 기억이 있다. 

 

응봉의 매와함께 사진

 여기 오기 전에 검색해서 알게 되었는데 응봉은 예전에 왕들이나 귀족들이 매사냥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응봉이라는 듯하다. 

매사냥이라니 서울은 확실히 궁궐 근처라 그런지 귀족이나 왕에 관련된 곳들이 많은 것 같다. 

 

하산길

 

벚꽃

 하산길에 벚꽃이 피어 있는 나무가 있었다. 

그늘진 곳이었지만 수줍은 빛깔로 피어있는 벚꽃들이 굉장히 예뻤다. 

아! 내려오는 길에 보니 옆에 배드민턴장도 있었다. 

원래 배드민턴을 가져올까 싶었지만 나도 혜성이도 체력이 안될 것 같아서 포기했다. 

 

내리막길 개나리

 내려갈 때에는 사람들이 잘 내려가지 않는 응봉 삼거리 쪽으로 내려갔는데 여기도 굉장히 예뻤다. 

내려가는 양 옆으로 개나리가 쫙 펼쳐져 있고 사람도 별로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라 더 좋았다. 

집에 되돌아가기가 힘들어져서 이쪽으로 잘 안 오는 것 같다. 

응봉 삼거리로 내려가면 근처에 역이 없어서 왔던 곳으로 돌아가거나 옥수역 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우리는 산책 겸 응봉삼거리 쪽에서 밥을 먹고 다시 응봉역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마무리

 개나리가 이렇게 사람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 준다는 걸 나는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안내를 보니 4월 1일 부터 10일 사이에 개나리가 활짝 핀다고 하니 추천드린다.

산이 높지도 않아서 부모님들 모시고 다녀오기도 좋은 것 같다.

우리는 갖고 간 포카리나 에너지바를 하나도 안 먹고 내려왔다.

 

 등산을 하고 난 우리는 냉면같은 게 끌려 은행나무집이라는 고깃집으로 향했는데 도착해보니 은행나무집은 온데간데없고 정은회관 이라는 곳이 있었다. 

일단 고깃집이니까 점심특선같은게 있을까 싶어 안으로 들어갔다. 

정은회관 리뷰에서 계속..!

https://solation.tistory.com/437

 

응봉삼거리 고깃집 정은회관 후기_2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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