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짧은 생각

내가 어른이 되었던 순간

Solation 2022. 1. 22.

어릴 때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어머니는 항상  존경할 만한 분이셨다. 

 

항상 상냥하시고, 남을 배려하는 방법

지혜롭게 생각하는 방법 등

 

많은 것들을 알려주시고 몸소 보여주셨다. 

 

내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도 

무작정 혼내시지 않는 게 항상 인상 깊었다. 

 

내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설득하시고

내가 납득하고 나서야 혼내셨다. 

 

그렇게 나를 존중해주시는 걸 느끼면서

어머니는 어느새 나의 롤 모델이 되었다. 

 

그렇게 커 가면서 나의 마음속엔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어머니와의 논쟁? 토론에서 이겨 보는 것이다. 

 

우리 모자의 논쟁은 생각보다 근거 혹은 증거를 중요시 여긴다. 

 

*월 *일 ~을 하고 있을 때 ~한 의도로 한 발언 같은 것들을 서로 얘기하며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 

어떤 의도로 말했는지도 굉장히 중요한데 논쟁, 혹은 토론 와중에 생긴 의도는 신뢰도가 낮아

 

서로 이 상황이 나중에 논쟁이 벌여질 것 같다고 느끼면 그 자리에 있던 아버지, 동생에게 이렇게 말한 의도를 말해주고,

나중에 증언해달라고 요청한다. 

 

21살이 될 때까지 나는 단 한 번도 어머니를 이겨 본 적이 없다. 

어머니를 이기고 싶다는 마음은 점점 더 커져갔고 

 

그것을 위해서 더 날카롭게 나를 세우고,

말을 가다듬었고,

행동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행동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무엇을 숨겨야 하고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공부하게 된 것 같다. 

 

한창 동아리 부회장 생활을 하느라 바빴던 21살 어느 날 

이제는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일로

어머니를 처음으로 논쟁에서 이겼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상상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나는 항상 내가 납득하는 순간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왔다.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내가 어머니를 설득한다면 어머니도 받아들이고 납득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굉장히 속상해하시는 감정적인 어머니였다. 

나는 그렇게 감정적인 어머니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냐고,

그러는 거 아니라고

 

나는 내가 일생의 목표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어머니를 진정시키기 위해 내가 확언하던 것들을 부정했다. 

 

제가 그러면 안 됐어요. 

제가 잘못 말했어요. 

걱정 마세요.

 

그때 내가 느꼈던 수치심은 엄청났지만, 

또한 어머니도 한 사람의 사람이구나 느꼈다. 

 

내 안에서는 아테나 여신이라 비할 수 있을 정도로 지혜와 자애의 상징이셨던 어머니도 

한 사람의 사람인 것을 느낀 순간 

 

내 안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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