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와준 혜성이
우리 동네에 혜성이가 또 와줬다.
매번 고맙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든다.
우리 동네에 오는 게 정말 괜찮은 걸까??
안 괜찮다면 나를 신경 써주는 마음이 너무 따뜻하다.
괜찮다면 그것 자체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일이다.
얼른 나도 이곳저곳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이 되길! 노력합시다 진
데이트 준비
이날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준비가 오래 걸렸다.
첫 번째로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주일 사이에 머리가 빠르게 자라서
어떻게 다듬어도 내가 볼 땐 못생겼다.
이곳저곳 빗어보고 신경 써서 말려보다 안 돼서 머리띠를 찾아봤다.
머리띠를 써 봤지만 머리띠는 더 별로였다.
두 번째는 최근 데이트 때 안 입은 옷 중에서 따뜻한 옷을 입고 싶어서 이 옷 저 옷 찾아봤다.
괜히 감기걸려서 고생하고 싶지 않아서 따뜻한 걸 입고 가고 싶었는데 결국엔 커플티로 맞춘 후드티가 제일 따뜻했다.
막상 만나서 머리가 엉망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삽살개 같아서 귀엽다고 해주는 혜성이.... 정말 최고다.
토익 공부
내 토익 공부를 위해 혜성이가 샀었던 책을 넘겨주기 위해서 우리 아파트까지 와줬다.
책을 받고 우리집에 잠깐 들러서 책을 집안에 두고 왔다.
이렇게까지 신경써주니만큼 진짜로 공부해야 한다.
믿음을 배신하는 사람이 되지 마 진!
헬스장 관람
지하 1층으로 나가는게 좋지만 지하 2층에 들려서 내가 최근에 다니는 헬스장을 보여줬다.
여기를 보여준 적이 없어서 통화하거나 카톡 할 때 이야기가 전달이 잘 안 되었다.
혜성이는 헬스장 벽면에 그려진 그림을 보더니 이 작품을 이렇게 쓰다니 끔찍해!라고 말했다.
안을 둘러본 혜성이는 의외로 헬스장이 괜찮다고 했다.
나도 같이 둘러보니 있는지도 몰랐던 기구들이 많았다.
안쪽까지 쭉 둘러보고 난 뒤에 밖으로 나왔다.
피자헛 구리 도농점
점심을 먹으려고 집 앞 피자헛으로 갔다.
피자헛 점심 세트를 먹으려고 했는데 점심 세트는 평일에만 가능한 줄 몰랐다.
그래도 무난하게 먹기 좋아서 피자헛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고민 끝에 메뉴를 골랐지만 주말이라 안 되는 게 많아서 주문실패를 3번쯤 반복하고 프리미엄 피자에 가라아게를 주는 2인 세트를 주문했다. 돈마호크 피자 + 탄산 2잔 + 가라아게(6개)가 있는 메뉴였다.
돈마호크는 무난하게 맛있는 고기 & 치즈 맛이었다. 무난!
다 먹고 머리를 자르러 이동했다.
아래는 돈마호크 먹은거 따로 쓴 후기글이다.
돈마호크 맛있었지만 특징적인 맛은 없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머리 자르기
다음 데이트 행선지로 머리를 자르러 다산신도시 쪽으로 이동했다.
나 혼자 잘라도 되는데 혜성이는 머리 자르면서 변해가는 게 보기 좋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홍대 오늘도 공간에서 머리를 자르는 편인데 요새 인기가 너무 많아져서 가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동네 근처에 미용실을 찾아보기로 했다.
드로시아
드로시아라는 미용실을 행선지로 잡고 이동했다.
드로시아라는 이름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괜히 유럽인이 된 것처럼 읽게 된다.
혜성이의 발음이 특히 매력적이다.
95번을 타고 드로시아에 도착하니 예상외로 깔끔한 분위기에 놀랐다.
그리고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은근히 무시했던 벌인 걸까... 드로시아는 완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급히 다른 미용실을 찾아서 그쪽으로 향했다.
드로시아는 다음에 머리 자를 때 가볼 예정이다.
카일라
다행히 바로 옆에 미용실이 있었고 그쪽으로 향했다.
카일라라는 곳이었다. 여기는 어머님들이 결혼식 전에 머리 하러 왔다는 리뷰가 많았다.
내가 하려는 머리가 단순한 투블럭이라 어딜 가도 큰 문제가 아니었기에 가보기로 했다.
카일라에 처음 들어갔을 때 느꼈던 인상은 '깔끔하다.'였다.
내부가 깔끔해서 보기 좋았다.
다행히 시간이 잘 맞아서 바로 머리를 자를 수 있었다.
투블럭에 머리가 빠르게 자라는 편이라 앞머리 뒷머리 짧게 부탁드렸다.
자른 머리는 마음에 들었다.
자르면서 내가 눈을 끔벅끔벅거리자 불을 꺼주시는 모습에 섬세하게 못 자르시진 않을까 신경 쓰이긴 했지만 배려가 느껴졌다.
머리 감을 때 안마기를 써주시는 게 매우 충격적이었다.
안마기는 적절하게 시원했다. 어떻게 생긴 안마기일까 궁금해서 뒤돌아보니 미용사 분께서 웃으며 다른 분들도 일어나면 안마기를 찾는다고 말해주셨다.
나중에 계산할 때 네이버페이로 예약하면 적립된다는 걸 보았다. 네이버로 예약했으면 네이버페이로 적립됐을 텐데 다음에는 그렇게 해야겠다.
머리를 자르고 나니 혜성이가 하루에 두 명을 사귀는 기분이라고 말해줬다.
머리 자른 걸로 인상이 달라지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이번에 머리를 자르면서 반삭을 오랜만에 해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혜성이는 취직하고 나서 하라고 말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취직해야 할 이유가 늘었다.
카일라 후기 글
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보가 좀 추가된 정도?
Coffee89
머리를 자르고 나서 카페를 어디 갈까 하다가 예전에 가본 적이 있던 카페 Coffee89를 가보기로 했다!
네이버지도에서 후기랑 평점이 너무 좋아서 가보고 싶어서 벼르다가 산책 때 와봤던 곳이다.
지금 보니 카페는 아메리카노 맛이 중요하지! 하면서 아메리카노를 먹고 맛은 아쉽다고 적어놨다.
아래는 그때 적었던 리뷰 글이다.
아몬드크림라떼를 먹어보지 못했던 나... 반성해...!
카페 후기를 따로 작성했다.
아몬드크림라떼가 맛있다는 내용이니 굳이 보지 않으셔도 된다.
주문
나는 달달한 게 끌려서 아몬드크림라테를 혜성이는 새콤한 게 끌려서 자몽에이드를 주문했다.
아몬드크림라떼
진짜 크림이 정말 맛있었다.
나는 맛있는 건 아껴먹는 편인데 한 입 먹자마자 먹는 걸 아까워하면서 먹었다.
사라지는 게 아쉬워서 조금 먹고 얘기하다가 먹고 싶어 져서 조금 또 먹고 그러다 보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크림을 저어서 섞어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혼자 먹기 아쉬워서 혜성이도 줬는데 진짜 맛있다고 했다.
이런 곳을 왜 잊고 있었냐는 소리를 들었다.
자몽 에이드
혜성이의 자몽에이드는 무난한 맛이었다.
새콤함 그 자체! 아몬드 크림라떼가 넘사벽으로 맛있어서 자몽 에이드는 무난했던 기억만 남았다.
밀린 이야기들, 슬램덩크
다섯 시에 영화를 예매해 놨기 때문에 천천히 밀린 이야기를 하고 슬램덩크 얘기를 하면서 보냈다.
혜성이도 여기 카페가 괜찮다고 했다.
두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서 이제 다시 영화를 보러 CGV로 이동했다.
혜성이가 업무용 폰으로 내 폰을 쓰면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거절했다.
혜성이는 중고 폰을 사느니 자기 옛날 폰이랑 내 폰을 바꾸자고 했다.
내 폰... 너무 구려서 혜성이랑 바꾸기가 뭐 하다.
혼자 전원이 꺼지기도 하고 배터리도 너무 빨리 줄어든다.
쥐어주기 미안한 폰이다.
그리고 나한테 너무 많이 맞춰져 있다.
이제 와서 새 폰에 적응할 수 있을까??
물론 아이폰을 쓰는 건 괜찮은 제안이긴 하다.
미리 써봐도 좋을 것 같긴 하다.
다만 새로 세팅하고 이럴 자신이 없을 뿐이다.
CGV 다산
지난번 아버지와 교섭을 볼 때 리클라이너 관에서 봤는데 괜찮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리클라이너 관에 영화를 예매했다.
오늘 보기로 한 영화는 슬램덩크(자막판)!!이다. 나는 지난번 슬램덩크(더빙판)를 보고 굉장히 감동해서 혜성이랑 자막판으로 또 봐도 된다고 계속 꼬셔왔었다.
슬램덩크 몰라도 재밌냐는 말에 그냥 봐도 재밌지만 알고 보면 23배 재밌다고 했다.
방학 사이 혜성이는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을 쭉 보고 왔고 드디어 오늘 같이 보는 날이 되었다.
아버지, 동생이랑 봤던 교섭 후기 글이다.
슬램덩크 자막판
슬램덩크 자막판에 대한 후기는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다.
일단 더빙판 후기를 링크로 남긴다.
다시 본 슬램덩크
다시 봐도 너무 좋았다.
이전엔 안 보이던 것도 다시 보여서 좋았다.
어머니가 바다를 자주 찾으시던 건 잃어버린 첫째 아들이 그리워서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흐름이 끊긴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은 오히려 잠깐 쉬어주는 구간이었다는 걸 느꼈다.
생각보다 적재적소에 좋은 장면들을 잘 넣어줘서 슬램덩크를 못 봤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다시 보고 싶었던 첫 부분의 스케치 부분 그리고 산왕전 마지막 20초 부분은 다시 봐도 너무 소름 끼치게 좋았다.
혜성이의 평가
이 영화를 보고 난 혜성이는 미쳤다고 했다.
진짜 잘 만들었다고 진짜 재밌다고 개쩐다고 멋있다고 했다.
농구를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아이를 나으면 송태섭이라고 이름 지어야지~라고 할 정도로 이 영화에 푹 빠졌다.
나도 혜성이가 영화를 잘 즐겨줘서 엄청 만족했다.
역시 좋아하는 걸 공유하는 건 너무 즐거운 일이다.
혜성이는 다음 날 동생이랑 슬램덩크 더빙판을 보러 갔을 정도 다음날엔 정대만을 따라 했다고 한다.
아쿠아필드 힐 앤 스파
저녁을 먹으러 이동하다가 아쿠아필드 힐 앤 스파가 새로 생긴 걸 보았다.
나는 스트레스를 사우나로 푸는 편인데 집에서 정말 가까운 곳에 사우나가 생기면 나야 생큐였다.
실내 시설이 진짜 좋아 보여서 평일에 시간을 내서 오거나 데이트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와봐야지!!!
성전(나리타)
슬램덩크를 보고 나서 저녁으로 어디 갈까 하다가 일본식 선술집에 가기로 했다.
내가 옛날에 가보고 너무 비싸서 다시 안 갔던 곳인데 오늘처럼 배가 부를 때 가기에는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가사끼 짬뽕
최근에 나가사끼 짬뽕에 술 한잔 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말하니 나가사끼 짬뽕을 먹자고 했다.
나를 배려해 준 걸까??? 또 상냥하게 배려받았다.
막상 먹어보니 양이 엄청 많았다.
이 정도면 동네 친구들이랑 다시 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짐하다는 생각이 든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쏘토닉 SET
술 세트 종류도 다양했다.
오늘 우리는 슬램덩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아서 술에 좀 취하고 싶었다.
쏘토닉세트를 시켜서 나가사키 짬뽕이랑 같이 먹었다.
닭껍질 꼬치
요새 닭껍질의 맛에 빠졌다.
꼬치메뉴가 있는 곳에 닭껍질이 있으면 꼭 시켜 먹는다.
그냥 먹으면 살짝 느끼했는데 같이 나온 간장에 절여진 양파와 같이 먹으니 기가 막혔다.
이야기
오늘 데이트한 이야기, 슬램덩크 이야기, 관련 유튜브 영상들을 보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늘 헤어지기 전엔 아쉽다.
같이 같은 집에 들어갔으면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다.
다음날 일기 글
숙취가 있는지 조금 늦게 일어났다.
어머니와 신경전이 살짝 있던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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