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짧은 생각

도망친 곳에는 낙원이 없다. -220726

Solation 2022. 7. 27.

220726 도망친 곳에 낙워은 없다.

 

 오늘.... 도망친 곳에는 낙원이 없다란 말을 뼈저리게 느꼈다.

오전에는 토할것같은 기분이 머리를 잔뜩 채웠다. 

 

오늘은 정말 미루고 미뤘던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센터를 방문하는 날이다.

고용센터에서 수취자격 신청을 해야 한다고 했다.

뭐가 그리 귀찮았는지

실업급여를 미뤄서 뭐가 좋은지 3개월, 4개월 신청을 미루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고용센터를 가면서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을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을 책망하는 마음, 미뤄둔 것을 확인하는 기분

여러가지를 느끼며 도망치고 싶었고 너무나도 가기 싫었다.

지금의 내 자신을 확인하는 것 같아서

내가 달라진점이 없다는 걸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서 힘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도망친 곳에는 낙원은 없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나는 그동안 내가 해야야하는 것에서 도망쳤고 지금 대가를 받은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남들 열심히 인생을 바꾸기위해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는 동안

나는 아직 하고싶은 것을 못 찾았다는 이유로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루고 미루고 미뤄온 일들이 한가득이다. 

 

그동안 남들은 착실히 쌓여온 것들에 대한 보답, 결과를 얻어냈고

그동안 노망쳐온 나는 도망쳐온 끝에 낙원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도망쳐온 길 자체가 낙원이었다.

 

다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 낙원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고도 다시 도망치려는 나를 보고 감탄했다. 

도망쳐온 지옥의 맛을 보고 나서

더 이상 도망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고용센터에 도착했고 나는 내가 두려워하던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나간 것이기 떄문에 실업급여 처리가 안 된다고 했다.

간단하게 알아봤을때도 안될 것 같았기에 결과를 확인하는 것을 미뤄왔던 것 같다.

 

 내 미루는 버릇 떄문에 사라진 시간이 잔뜩이다. 

실업급여를 못 받는다는 것을 알았다면 더 열심히 준비했을 것이다.

실업급여를 받으면 괜찮을 거야 란 생각으로 간단한 알바라도 준비할 생각도 안 했다. 

 

나는 미루는 것으로

싫은 결과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었고

미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었으며

노력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섞여 오늘의 나에게 돌아왔다. 

정말 쓰고, 현기증 나고 아렸다.

드라마처럼, 소설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세상을 살 수는 없는 모양이다.

무협에서의 기연이 드라마에서의 우연이 책속의 기적이 나에게 일어날 거란 생각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노력하는 것보단 망상하는게

헛된 것이라도 믿는 게 훨씬 편하니까

싫은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오늘 겪으며

 

내가 지금 하고 있던 블로그나 영상, 그리고 조금의 공부를 계속해도 되는 걸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온몸의 정신이 머리가 지금이라도 방향을 틀라고 설득했다. 

그게 맞는 걸까?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지금도 하기 싫었고 용기도 나지 않았다. 

원래도 나는 비겁한 놈이었겠지...

 

 일단 그래도 하고 있던 건 계속하기로 했다.

이걸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변명 반 진실 반으로 말한 

근면한 버릇을 들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거라도 안 하던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돌아와서 실업급여를 못 받았다고 가족에게 얘기하니

내 생각보다 나를 별로 책망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나는 또 도망갈 것인가

 

최근에 어머니와 대화를 할 때 어머니가 나를 많이 돕지 않겠다고 했다.

너는 편하면 안 된다고 고생을 해야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나는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기적이고 게으르고 영악해서 몸이 편해지면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한다.

오늘도 토할 것 같은 후회와 두려움을 겪어놓고도 집에 와서 나한테 가해지는 압박이 적어지자

침대에 드러누워 있었다.

오늘 힘들었다고, 맘고생했다는 이유로

여러 이야기들에서 가장 큰 적은 나 자신이란 말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었다.

 

나는 늘 남과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질투하지만

사실 그들을 질투할 게 아니었다.

내 자신을 바꾸고 노력하고 고생할 각오가 없는 비겁한 놈이다. 

나는 나약한 나 자신을 바꾸는 게 제일 먼저인 것 같다. 

그러면 여전히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도 

일종의 나를 향한 고발장이다. 

 

글 쓰는 데에는 솔직하니까

나름 재미있어하니까

그래서... 글을 써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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