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데이트

[일기 & 퇴근데이트] 230831 바쁜 목요일, 신사 한식주점 동녘, 산책 슈퍼블루문

Solation 2023. 9. 1.

출근 - 오전


넉넉하던 작업기간의 끝이 왔다.
내 예상이면 다 만들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조금씩 막혔다.
덕분에 하나도 안 졸고 긴장감 있는 타임어택을 할 수 있었다

풍년집 차돌된장찌개

점심 풍년집 차돌된장찌개


점심에는 풍년집에 가서 차돌된장찌개를 먹었다. 테이블 사람들에 맞춰 나도 밥을 두 공기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아서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차돌된장찌개 국물이 짭짤해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 먹고 컴포즈커피에 가서 내기를 했다.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이 내기하고 휴가도 다 끝나서 빈 돈이 없었다.
처음 8명이서 치열하게 가위바위보 하다가 3명이 남았는데 나도 그 사이에 껴서 진짜 떨렸다. 다행히 걸리진 않았지만 걸렸으면 2만 원은 가볍게 나왔을 것이다.

내 사수가 걸리게 되었는데 주식이 떨어졌다는 슬픈 소리를 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의리 있는 분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커피값이 2만 원이 채 나오지 않았다.
그려.. 8명 커피 값 내는 게 쉽지 않다.
업보가 다 돌아오니 배려할 수 있을 땐 배려하는 게 맞다. 그러다 양이 부족해서 중간에 매머드 커피 가서 커피를 주문하긴 했다.

회사 - 오후


시간에 쫓기며 작업을 했다.
실제로는 9월 1일이 마감일이었지만 스스로 정했던 마감일은 목요일이었는데 남은 업무량과 내 속도를 보니 오늘 마감하긴 힘들어 보였다.
엑셀 업로드에서 꽤 막혔다.
머리를 풀로 굴려가며 작업했고 퇴근할 때까지 정신없이 보냈다.
나는 쉬운 부분인데 왜 안 되는 건지 의아해하다가 나중에서야 주석도 읽어 들인 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기계라는 게 참 민감하다.
오늘 끝내야 하는데 약속이 있어서 퇴근해야 하는 게 조금 찔렸다.

퇴근데이트


10분 정도 더 하고 혜성이를 만나러 밖에 나왔다.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반쯤 넋이 나가있는 상태였는데
다행히 숨어 있던 혜성이에게 놀라지는 않았다.
지난번 오펜하이머 관람 때 진짜 크게 놀랐는데 혜성이는 날 놀라게 하면 굉장히 기뻐한다.
나는 묘한 촉이 있어서 안 걸리는데 요새 피곤해서 그런지 촉이 무뎌져 있었다.
머리는 다 굴렸지만 몸은 쾌적했다.
오랜 짐 엘든링이 끝났고 전날 목욕탕도 다녀오고 잠도 든든히 자서 괜찮았다.
원래 혜성이가 논현으로 오면 나베를 먹을 생각이었으나
점심에 된장찌개를 너무 든든하게 먹은 탓인지 아직도 배가 너무 불러서
양 많은 나베를 먹기에는 배속 양이 너무 적었다.
이런 날에는 라파스타앤 모어도 못 간다.
날씨도 좋겠다 걷는 것과 한강 얘기를 했고 신사 쪽으로 좀 걸어가 보기로 했다.
가면서 미처 못한 이야기들 오늘 슈퍼블루문이 뜬다는 이야기, 내가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다.

여름이 흘러갔는지 날씨가 좋았다.
이런 날엔 한강을 가야 하는데 하면서 걸었다.
걷다가 신사역 쪽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고,
테라스 있는 곳에서 저녁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걸으며 저녁을 먹을 곳을 찾아보는데 꽤나 여러 곳이 조금이라도 테라스가 있었다.
걷다가 동녘이라는 새로 생긴 것처럼 보인 동녘이라는 가게를 보게 되었고 나쁘지 않아 보여서 먹게 되었다.

한식주점 동녘 미나리새우전, 호랑이 막걸리

한식주점 동녘


여기는 어쩐지 다 새 거더라니 시범 오픈 중이라고 했다.
가게가 확실히 예쁘고 테라스가 아늑했다.
메뉴판을 열고 메뉴를 보는데 메뉴가 곁들여 먹을 메뉴로 적당한 게없어서 좀 아쉬웠다.
안주? 음식 메뉴들이 다 20,000원이 넘어서 가볍게 시키는 게 좀 어려웠다.
배도 부르겠다. 미나리새우전과 호랑이막걸리를 주문했다.

미나리새우전


미나리새우전은 큼지막한 게 먹기 좋았다.
양도 꽤 많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미나리의 향이 깊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한가득 미나리 향기가 풍기는 게 정말 좋은데 아쉽다.
충분히 맛있는 전이지만 개성 있다고 하기엔 좀 부족했다.

미나리전을 먹으면서 돌미나리집 한번 더 가자는 얘기를 했다.


호랑이 막걸리 병

호랑이막걸리


가격도 적당하고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한번 먹어보았다.
알밤막걸리나 바나나막걸리 같은 걸 제외한 딱히 단 걸 첨가하지 않은 막걸리 중에선 이게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뭘 넣었나 살펴봤는데 딱히 첨가된 건 없었다.
오래된 느낌이 아니라 신선하고 달달하고 개운한 느낌의 막걸리였다.
나는 장수막걸리 대신 이 막걸리를 살 의향이 있다.
괜찮은 막걸리였다.

단점

메뉴 라인업이 아쉽다.
적절히 중간에 곁들여 섞어먹을 메뉴가 부족한 것 같다.
술들의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테라스는 예쁘지만 벌레들이 좀 꼬였다.
벌레 기피제가 안 뿌려져 있나 생각했다.

식당 안에서


날 좋은 밤에 편하게 앉아서(벌레들이 좀 꼬였지만)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엘든링 얘기도 하고 각자의 일 이야기도 했다.
특히 엘든링 여러 엔딩도 같이 봐주고 내 플레이도 보고 내 잔망, 주접들을 다 받아줬다. 천사야! 최고야!!

전과 막걸리는 조합이 잘 어울렸고 새우가 두툼하니 좋았다. 기본안주인 설탕 누룽지도 맛났다.

중간에 막걸리를 나는 넘겨주려고 손을 놨고 혜성이는 뚜껑 열어주려고 받았는데 그걸 떨구면서 간장이 튀었고 그다음에는 내가 물을 콸콸 따르려고 뚜껑을 넓히다가 왈칵 물이 나와서 식탁에 흘렸다. 취한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ㅠ 소섿.. 여기서 반항해 봐야 그냥 취한 사람이다.
행동으로 취하지 않았음을 보여야 한다.
8시쯤 정리하고 가게를 나왔다.
가게 나올 때 화장실 가서 알게 된 건데 가게가 생각보다 엄청 깊고 넓었다.
룸처럼 안에는 방으로 된 공간도 있었는데 좀 신기할 정도였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슈퍼 블루문과 손가락
슈퍼 블루문

산책 - 슈퍼 블루문, 한강, 한남역


어디 카페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산책하기로 했다. 날씨도 너무 좋고 달도 예뻐서 걷기 좋았다. 걸으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달구경도 하고, 다리 밑에 낙서된 그림도 보고 한남역 골목을 걸으며 마스크걸 스토리를 듣기도 했다.
마스크걸 스토리가 너무 무서워서 이게 네이버 웹툰에 나왔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이렇게 걷는 시간도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좋은 사람이다.
한남역에 도착해서 차가 올 때까지 더 얘기하다가 쫑 했다.
내일모레 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아졌다.
오늘도 매우 즐거운 데이트!!!


집에 와서 내 방에 보니 동생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허허 요즘 들어 게임하러 많이 오는 듯하다. 선만 넘지 않는다면야 뭐 괜찮다.
다만 잘 시간인데 하러 온 게 놀랐다.
그때 심신한테 전화가 왔다.
걱정되는 사촌이 있는데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겠냐는 물음이었다.
부담스러워하지 않겠냐고, 오지랖이 넓은 거냐고 물었다.
나는 선한 의도는 나쁜 게 아니라고 부담스러운지는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간단한 베라 기프티콘이나 치킨 이모티콘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그 뒤에 연말에 안부 연락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고 얘기해 줬다.
이런 일에 나를 의지해 준 게 고맙다.
나는 영락없이 우진이 축의금 얘기인 줄 알았다.
그렇게 얘기하고 집에 돌아오니 영일이가 게임을 마쳐서 나는 씻고 잘 준비하고 잠에 들었다.

8월은 알차게 보내서 후회가 없다.
엘든링을 완결 낸 보람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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