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일기] 230919 출근

Solation 2023. 9. 20.

출근


전날 잘 놀다 들어와서 잠을 늦게 잤다.
집에는 1시쯤, 잠은 1시 30분쯤 잠든 것 같다.
오랜만에 늦게 자는 거라 집에 돌아가면서부터 졸렸다.

회사에 와서도 꽤나 졸려서 제로콜라를 사 먹었다.
그래도 다행히 일 들어오고 집중할 때에는 많이 졸리지 않았다.

요즘 출근할 때 땀을 많이 흘린다.
몸이 안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사람 사이에 있는 게 싫거나, 긴장되는 것 같다.
땀을 후드득 떨어트리는데
다른 분들 묻을까 봐 수건을 들고 다닌다.
뭔가 슬픈데 어쩔 방도가 없다.

일은 살짝 자신감이 붙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배울 때보단 시야가 트였고 달라진 게 느껴져 기분이 좋다.
그리고 지금 당장 맡은 일이 없으니까
상당히 한가해졌다. 한가해졌다기보단 마음이 덜 급해졌다.

완성해야 하는 기간, 목표, 구현해야 하는 기능이 있는 작업은 확실히 부담이 된다.
집에 가서도 주말에도 고민해야 한다.
그게 아닌 것만으로도 어딘가
그리고 은근히 사수의 시선, 눈길이 부담스럽다.
뭔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감시받는 느낌이 살짝 있다.
회사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것저것 배우고 일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점심 먹고 엄청 졸렸는데 그때가 위기였다.
그때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기습당해서
억 하고 깜박 졸았다.
정신 차리는데 좀 걸렸다.


내 책상이 깔끔하다는 얘기를 두 번이나 들은 날이기도 하다
참 군대 김한나 실장과의 일을 생각하면 나쁜 기억이 한가득이지만 책상 정리만큼은 잘 배워 나왔다.
이건 정말 끝까지 가져가도 되는 아주 좋은 습관이다.
그때는 정말 별것도 아닌 걸로 혼난다고 느꼈는데 덕분에 작업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 청소하는 습관이 들었다.
그 시절엔 작은 꼬투리라도 있으면 그걸로 혼을 냈기 때문에 작은 꼬투리 하나 안 잡히려고 엄청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하다 못해 냉장고에 내 돈으로 치즈케이크를 사서 손님을 주거나 가끔가다 하나씩 먹는 것도 뭐라고 했다.
그래서 요즘 내 책상은 굉장히 깔끔해 보이는 편이다.
잘 지내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보는 일 없길
나한테만 너무 가혹한 좀생이 같은 양반이었다.
유독 나한테 좀 과했다.

퇴근


퇴근하는 길은 항상 즐겁다.
뭘 하는 건 없지만 나쁜 기분이 아니다
퇴근하고 보내는 시간은 매번 빠르게 지나간다
이 시간을 어떻게 귀하게 보낼지는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오늘도 밥 먹고 통화하고 하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하루를 못 채우고 있지 않은데 뭔가 삶을 빛내줄 빛 한 조각이 필요하다.
하데스 한판정도로는 만족감이 들지 않는다.

어제보다 나은 나

그래도 다시 체력이, 욕기가, 의지가 생겼는지, 조금씩 어제보다 나은 하루로 바뀌고 있다. 틈틈이 운동도 해주고
걷는 것도 늘리고 자는 시간도 되돌리고 있다.
좋은데 안 하는 게 너무 안타깝고 그걸 안 하고 있는 내가 실망스럽고 있었는데 또 조금씩 하니까 힘이 난다.
다 나 좋자고 하는 건데 힘들어도 하는 게 맞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잘 보냈다.
회사 시간이 빨리 흘러가서인지 퇴근하고 나서도 쓸 시간이 별로 없다. 이 정도면 하루하루 시간이 소멸하는 것 같다.
그 안에서 의미, 하고 싶은 것,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을 잘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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