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당일의 이야기다.
우리 집은 추석에 멀리 가지 않고 집 근처에 산소에 갔다가 외할아버지 보고 돌아온다.
오랜만에 산소에 가는듯한 기분이 든다.
보통 오고 가고 그리고 도착해서도 심심해서 게임기나, 책 등을 들고 가고 전날 좀 늦게 자는 편이다.
그러나 요즘은 운전을 하기 때문에 운전을 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엔 좀 일찍 잤는데 예측이 맞아서 운전을 하게 되었다.
와우.... 오랜만에 운전해서 좀 불안한 감이 있지만 잘 운전해서 산소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간 산소는 꽤 달라져 있었는데, 어른들의 무릉도원이 되어 있었다.
동산처럼 밭도 분리되어 있고, 풍산 풍금이도 훌쩍 컸고
닭들도 수도 크기도 늘었다.
그늘막도 생기고 아궁이도 생기고 해서 둘러보는 맛이 있는데, 어른들이 능력이 정말 좋다는 생각을 했다.
가볍게 절을 하고 난 뒤 개도 구경하고 개 밥도 주고 밭에 가서 청벌레도 잡고 닭들 배추 먹는 거 구경하고 안에 들어가서 공기침대에 누워보고
하다 보니 이제 돌아갈 시간이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전을 하러 갔다.
오랜만에 운전을 해서 그런지 가족들을 다 태워서 그런지 긴장이 많이 됐다.
그리고 엄마가 옆에서 훈수하는 게 살짝 짜증을 일으켰다.
운전하는 팔꿈치에 손을 대기도 하고 어디로 가라면서 손짓만 하고 방향을 안 알려주는 등 좀 눈엣가시 같은 장면들을 했다.
최대한 사고를 안 내려고 조심조심 운전하기 때문에 많이 예민해져 있던 터라 좀 힘들었다.
가족들을 외할아버지 집에 내리고 아빠를 현장에 데려다 드리고 다시 돌아와서 주차를 하려는데 죽을 맛이었다.
외할아버지네는 주차난이도가 극악에 가까운데 이번에 차를 뺴는 데만도 정말 한참이 걸렸다. 적절한 곳에 도착하고 나오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외할아버지네서 사촌을 이모들을 만나고 동생이 타로 보여주는 것도 보고 영준이랑 일상 유튜브 채널 얘기도 나누고 송편도 먹다가 외할머니 산소로 향했다. 이쪽은 절을 여러 번 하는 게 문화가 되었다.
대전이모, 막내이모, 영준, 경민, 병진이랑 외할머니 산소에 가고 난 뒤 모기한테 좀 물리다가 내려왔다.
병진이는 하도 커서 이제 8등신이 넘는다고 한다.
이젠 살짝 불쌍할 지경
햇볕을 가리려고 몸을 엄청 숙여야 하고 몸을 피하기도 힘들 것 같고, 쉽게 다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서 운전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어머니한테 짜증 낸 걸 사과했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좀 자고 일어났다.
운전하고 돌아다니고 오다 보니 피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느 때와 별 다른 게 없는 추석, 일상이었다.
음... 이런 식으로 추석 보내는 게 맞나 싶다가도
멀리 안 가서, 고생 안 해서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운 사람들을 별로 못 본 것 정도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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