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속시
요즘 아침 일찍 일어나서 30분 정도 산책을 하기로 결심했다.
시간을 내서 산책을 나와보니 정말 좋았다.
아침 햇살도 오후 햇살과는 다르게 세상을 반짝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시간을 정해놓고 움직이니까 목적지를 정하고 운동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운동을 하러 나올 땐 목적지가 정해져 있어서 거기까지 도착하는 게 중요했다.
바쁜 날에는 시간이 없어서 빨리 다녀오기 위해 속력을 높여야 했고,
몸이 좋지 않은 날에도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무리해야 했다.
그런데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시간만 정해놓으니 많은 부분에서 자유로워졌다.
궁금했지만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가볼 수 있게 되었다.
오 형제 짜장면 주차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던 생태 습지는 들어갈 수 있는지 가 보았다.
기분에 따라 속도도 조절해 볼 수 있었다.
힘들면 자전거에 내려서 걸어가기도 하고, 자전거를 세워두고 걸어갔다 오기도 했다.
아예 멈춰 서서 흘러가는 강을 보는 맛도 있었다.
햇빛이 예쁘게 비추는 곳들을 따라 걸어보기도 했다.
이런 자유를 느껴보니까
그동안 거리(성과, 결과) 위주의 삶을 살았던 게 아닐까?
그동안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시선은 그저 거리의 양을 늘리기 위한 부속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무엇을 고정할지, 무엇을 자유롭게 할지 선택할 자유가 있다.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기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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