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데이트

1일차의 기억

Solation 2023. 8. 2.


건대에서 소개를 받고 나서
다음번에 보기 전까지 거절을 한 번 받았었다.

시험 준비 때문에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단 얘기 셔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다만 아쉬울 뿐이었다.

제가 불편한 게 아니라 단지 시험 일 때문이라면 우리 보기로 한 날은 보는 게 어떠냐고 물어보았고 다행히 승낙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날의 마음가짐은 최대한 편하고 즐겁게 해드리잔 마음이었다.
그래야 시험 끝나고 또 만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원래는 영화를 볼 계획이었는데 영화를 볼 정도의 여유는 없다고 하셔서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이때 치킨집에 갔었던 기억이 있다. 충록이의 추천이었던 듯...?

거절을 받고 만난 데이트였지만
굉장히 즐거웠다. 이야기는 즐거웠고, 수다도 재밌었다.
최대한 즐겁게 해 드리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아직 답변을 듣지 않았다면 엄청 떨렸을 텐데
이미 거절의 답변을 들었던 터라 조금만 떨 수 있었던 것 같다.

왕십리에 어느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고\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닥 ㅏ내가 피해왔던 거절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도 처음에는 시간 내서 연애할 수 있겠지 생각했다가
점점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연애를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잘 만나던 사람들도 헤어지는 판인데
시험준비하면서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나도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이해하고, 납득한다.
그러다 다른 커플은 한 달에 한번? 2주에 한 번 만난다고 했는데 그녀는 나에게 그렇게 만나도 괜찮냐고 물었다. 지금의 나에게 묻는다면 쉽지 않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한 달에 1번 보는 게 나쁜 게 아니었다.
연애를 많이 해보지 ㅇ낳아서 잘 꾸밀 줄 몰랐고, 옷도 잘 못 입는 편이었다. 그리고 데이트 장소도 알아봐야 하는데 그 모든 걸 준비하는데 한 달이나 주어지는 게 오히려 더 좋았다.
나는 그녀에게 괜찮다고 말했고
그러고 나서 생각도 못했던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한 달에 한번... 많으면 두 번 봐도 된다면 사귀어도 좋다고 말하셨고 나는 너무 기뻐 고민해 볼 것도 없이 좋아요!
물론이죠! 하고 답했다.

그리고 분위기는 엄청 부끄러운 분위기가 되었다.
나는 사실 연애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못 했었기 때문에 더 당황했고 더 부끄러워졌다.
심장은 미친 듯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얼굴은 엄청 붉어졌었다.

부끄러워하며 이야기를 좀 더 하다가
금방 카페를 나왔다. 너무 부끄럽고, 기쁘고 신나는 와중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왕십리에서 배웅을 했다.

헤어지기 전에 손을 잡자고 말했던가, 잡아도 되냐고 물었던가 스리슬쩍 손에 깍지를 꼈던가
손을 잡고 잠깐 3분 정도 걸었을 때
내 심장은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렇게 믿을 수 없는 1일이 시작되었다.

집에 어떻게 돌아갔는지 돌아가서 뭐 했는지 생각도 안 나는 걸 보면
손을 잡은, 1일이 되었다는 그 충격이 어마어마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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