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220120 노량진 수산시장 방문 인택하우스

Solation 2022. 1. 21.

약속 잡기

 

겨울 방어의 맛이 궁금했던 나는

방어 철이 지나가기 전에 방어를 먹고 싶었고

 

내 주변 지인 들 중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같이 먹는 거 어때? 하고 물어봤었다. 

물어본 지인은 인택 & 오철이었다. 

 

그래서  수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이 파투 날 만만 한 치명적인 문제 하나 빼곤 만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 문제는 화요일에 혜성이가 백신 3차 접종을 맞게 되어 다음날 아프게 되면 못 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화요일에 백신 3차 접종과 더불어 혜성이는 독감 주사 접종도 받게 되었다.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혜성이가 충분히 아파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에 일어나던 시간에 아직 일어나지 않자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충분히 아프리라 생각했던 거고 괜히 독촉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한 두 시간 더 기다렸다.

 

인택이네에게 그래도 오늘 모임이 있을지 없을지, 언제쯤 도착할지 알려줘야 하므로

오후 두 시쯤 전화를 걸었다. 

 

뚜- 뚜-

 

꺼져있는 핸드폰 

 

혜성이가 충전을 까먹는 건 자주 있는 일이라 큰 상관은 없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정말로 아파서 못 일어나고 있는 부분이었는데 혜성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봐야 했다. 

 

세시까지 일어나지 않는다면 오늘 약속은 취소하자고 인택이와 얘기하던 중 

다행히 혜성이가 일어났고

 

몸 상태를 물어봤다.

 

독감 주사와 백신 주사를 같이 맞아서인지 

몸 상태는 좋은 편은 아니었고, 약 먹고 상황 보고 알려주기로 했다. 

 

그 사이 나는 또 다른 해산물 전문가인 오철이와 함께 수산 시장은 어디 가면 좋을지 물어보다가 같이 가게 되었다.

 

나는 해산물을 싫어하긴 하지만 노량진 수산시장은 사람들도 엄청 많이 가고 

다들 퇴근하고 회를 사서 들어가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나도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씻고 약을 먹으니 좀 괜찮아졌다고 해서

회만이라도 먹고 상태 안 좋으면 돌아오자고 하고 

6시에 보기로 약속을 잡았다. 

 

수산시장

오철이와는 노량진역에서 오후 4시 반에 보기로 하고 슬슬 나왔다.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가게에 미리 주문을 하기로 했다.

 

내가 상상한 것은 협상 전문가인 오철이랑 다니면서 오철이가 어떻게 흥정을 하는지 지켜보고

주변 가게 분위기도 살펴보는 걸 상상했는데

아무래도 원래 자주 가는 가게가 있는 모양이었다. 

 

먼저 노량진역에 도착했고

하스스톤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며 수산시장 쪽 출구를 알아보니 9번 출구 쪽으로 나가면 되었다. 

 

좀 기다리자 오철이가 왔고, 9번 출구 쪽으로 가면 되지?라고 묻자

수산시장 쪽 출구가 있다고?라고 오철이가 대답했다. 대답했다.

 

수산시장 쪽으로 걸어가며 들어보니 출구는 최근에 뚫린 듯했고

원래는 건너 건너 멀리 돌아왔다는 것 같았다. 

 

9번 출구 쪽으로 나가자 큰 센터 같은 건물이 보였는데 

내가 상상한 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멀쩡해 보였다. 

 

안에 들어가서도 내가 상상한 것과는 꽤나 달랐다. 

생각보다 비린내가 나지 않았고 ( 해산물을 잘 못 먹기에 비린내에 굉장히 민감하다.)

공간도 널찍널찍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것만큼 흥정꾼들이 붙잡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미리 주문을 한 곳에 가면서 오철이에게 이것저것 들어보니

지금 온 곳이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가게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원래 있던 위치에 없어서 찾으러 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마치 아파트 주차공간을 주민들끼리 돌려 쓰는 게 생각이 났다. 

 

지나가면서 오철이가 예~~~~전에 인어 교주 해적단이라고 되어있는 곳은 웬만하면 괜찮다고 했는데, 

인어 교주 해적단이라고 적힌 곳들이 많아 신기했다. 

 

오철이가 회를 주문해 둔 곳은 청양 수산이었고 오철이가 잘 아시는 사장님이 안 계셨다.

 

청양수산 메뉴판 이었던 것

오철이가 가는 곳이라면 분명 좋은 곳일 테니 기록해두려고 찍어둔 사진

메뉴판을 다 가려버렸다. 

내용물을 찍어보려고 했던 사진

내가 잘 모르는 것들을 이것저것 담아주시는데 뭔갈 많이 담아주시긴 했다. 

 

매운탕 끓일 재료를 주시려고 할 때 오철이가 주지 말라고 얘기드렸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만들기도 조금 번거롭고, 나중에 설거지가 꽤 나고 역이라고 한다. 

 

청양수산에서 회를 받고 오철이가 산 낙지를 살까 말까 고민하더니

6000원짜리 산 낙지 두 마리를 구매했다. 

산 낙지는 수산시장이 아니면 꽤나 비싸다고 시장에서 사는 게 좋다고 했다. 

 

산 낙지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못 찍은 게 아쉽다. 

아주머니가 슉슉 산 낙지를 가르더니 머리 쪽에 손을 집어넣더니 쭉 쭉 잡아당기니까 내장처럼 보이는 게 나왔다. 

 

그러고선 남은 산 낙지를 싹둑싹둑 썰고선 담아 주셨다. 

 

이제 인택 하우스로 이동하면서 이것저것 얘기 나눴다. 

 

청양수산은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 

 

청양수산이 아직 좋은 곳이라는 인지도가 없었을 때

청양수산 사장님이 회를 잘 써신다는 것을 듣고 주문해보았다고 한다. 

근데 정말 괜찮게 써셔서 계속 가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 사장님이 계셨으면 오철이 왔어? 하시면서 포장을 뜯고 좀 더 챙겨 주셨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그럼 또 다음 내 질문 회를 잘 써는 게 무엇인데?? 

오철이는 잡학 다식해서 물어보면 물어보는 대로 대답이 나온다. 

(기억이 나는 만큼 적은 것이니 틀렸다면 내 기억이 틀린 것이다. 오철이가 틀린 것이 아니라)

 

-오철

회를 잘 써는 게 말 그대로 써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포함되는데, 아까 형이 말한 것처럼 결대로 잘 써는 것도 있고,

일단은 생선을 고통 없이 빠르게 죽이는 게 중요해

 

-나

오 나 그 신경 찌르는 거 본 적 있어 

 

-오철

그래, 회가 맛있는 이유는 우리가 그 안에 있는 ATP를 맛있다고 느끼는 거거든? 

근데 살아 있는 생물이 죽음을 느끼면 발버둥을 치게 되잖아? 그때 ATP가 굉장히 소모된데, 

 

-나

오 그런 게 있구나 

 

-오철

그리고 피를 잘 빼는 것도 중요하지

 

-나

피? 나 물고기 피는 본 적이 거의 없는데

 

-오철

당연하지, 우리가 먹는 회는 피가 다 빠진 상태니까, 우리가 회를 먹는 부위는 근육부위인데, 피를 잘 빼지 않으면

상하는 것도 문제지만 일단.. 비려!

 

-나

오오오 피가 비린 것에 영향을 많이 주는구나 

 

-오철

당연하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긴 한데, 어떤 물고기를 써느냐도 중요해, 물고기의 크기, 상태, 관리상태 같은 부분들

 

-나

역시.. 기본이 제일 중요하구만

 

회 써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다 보니 어느새 인택 하우스 쪽으로 다 왔다. 

 

인택 하우스

 

인택 하우스에 들어가기 전 새벽에 숨고 어플에서 웨딩 연주 견적이 들어왔다.

나는 정말 신기해서 옆에 있던 오철이, 인택이에게 보여주면서 간략한 설명을 했는데 

둘 다 신기해했다. 

나는 금방 이렇게 연락이 오는 게 신기했고, 어찌 답장을 보내드려야 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고민하던 와중

혜성이가 거의 다 왔다는 연락이 왔다. 

 

나중에 알아보니 숨고 어플에서 온 견적은 나한테 단독으로 온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견적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전체적으로 가는 게 아니었다. 

답변 못 드리면 어떡하지 신경 썼던 내가 살짝 부끄러워졌다. 

 

어떻게 답장 보내지 고민하는 사이 혜성이가 문 앞까지 와버렸다.

마중 나가기로 했는데 아주 큰 실수...! 

 

주사를 맞아 양팔이 아픈 혜성이를 에스코트하며 데리고 올라왔다. 

 

이제 즐거운 식사 타임!!! 

 

그런데 술은 안 산 것이 떠올라 후다닥 나가서 청하 네 병이랑 혜성이가 마실 제로콜라를 사 왔다. 

 

청하 네 병에 만원 하길래 네 캔 만원 사듯이 홀린 듯이 사 왔다. 

 

 

회의 모습! 

오철이가 방어회만 사면 또 질린다고 하여 

모둠회로 9만 원어치를 구매했다. 

 

인택, 오철은 맛보면서 어느 어느 부위가 들어있는지 맞추던데 나는 워낙 해산물을 안 먹어본지라 그런 걸 구별할 입맛이 아니었다. 

 

산 낙지도 찍었어야 했는데 살아 꿈틀꿈틀 움직이는 게 꽤나 신선한 비주얼이었다.

저 플라스틱 용기에 붙어서 잘 안 집혔던 것도 아주 놀라웠다. 

 

저 모둠회 중에 제일 내 입맛에 맞았던 건 방어회! 고소한 게 아주 맛있었다. 

 

다음으로 맛있었던 건 숭어회다. 

나는 숭어회를 먹고 처음에 숭어회가 입안에 앵긴다는 표현을 썼는데, 옆에서 감긴다는 표현으로 정정해주었다. 

 

도미도 맛있었고

 

방어의 어느 부위를 친구들이 양보해주어서 와사비를 많이 찍어 먹었는데 굉장히 고소했다.

지방이 많은 부위라 고소해서 와사비랑 잘 어울린다고 한다.

 

싱싱한 흰 살 회는 초고추장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연어도 부드럽고 괜찮은 느낌이었다.

 

오철이가 오면서 큰 생선과 작은 생선의 회 맛 차이가 꽤 난다고, 청양수산은 큰 생선을 쓰는 편이라고 했다. 

 

산 낙지도 아주 막 썰어서 그런지 굉장히 쫄깃하고 맛있었다.

산 낙지 사진을 안 찍은 게 아쉬울 뿐 

 

회 초짜로선 굉장히 맛있는 회들이었고 

 

회를 많이 먹어본 다른 사람들도 굉장히 맛있는 회라고 했다.

청양수산이 회를 잘 자르는 집이긴 한가보다 싶었다. 

 

수다

회로 배가 어는 정도 차고 나선 수다를 신나게 떨었다. 

서로 보고 있는 유튜브 영상을 얘기하거나 음악을 틀거나 서로의 근황들 재밌는 이야기들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11시 반쯤 살짝 늦은 시간에 나왔다. 

 

정말 즐거운 모임이었다. 

 

반성하게 되는 점은.. 

상일이가 다음번에 오면 불러달라 했는데 

못 불러서 상일이에게 미안하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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