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던 저녁 전
저녁 전까진 별 일이 없었다.
피곤하고 노곤한 몸을 이끌고 해야 하는 작업을 천천히 하나하나 해 나갔던 오전이다.
상훈형은 촬영을 마치고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고 나야 어차피 집에 있으니까 준비되는 대로 연락 달라고 얘기드렸다.
응봉산에서 7시 반에 보기로 했고 상훈형은 망원렌즈를 빌려오고 나는 집에서 따뜻한 물과 과자를 좀 준비했다.
아래는 슈퍼문을 보려고 찾아봤던 기사인데 내가 잘못 찾아봤음을 미리 밝힌다.
[뉴스 공부] 13일 슈퍼문 오후 7시 52분부터
11월 13일 슈퍼문 이번 주에 블러드문도 있고 슈퍼문도 있다. 천문학적 이벤트가 상당히 많은데 꽤나 보기 드문 상황인 것 같다. 그런데 블러드문 때가 보름달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나보다.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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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약속 전 갑자기 챙겨야 할 게 떠올라서 이것저것 챙기다가 꽤 많이 늦었다.
나는 7시 40분쯤 도착했다. ㅠㅠ 나는 지각 쟁이야
응봉산
나는 올해 초 개나리를 보러 혜성이랑 응봉산에 올라와 본 적이 있다.
산도 어렵지 않고 야경이 괜찮아서 오늘 달구경으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으로 정했다.
오랜만에 왔는데도 오르기 괜찮았다.
다만 공사안내가 있어서 조금 당황했다.
어... 우리 팔각정 못 올라가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면서 올라갔다.
야밤에 산을 오르는 건 오랜만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응봉산이 밝아서 문제가 없었다.
응봉산 팔각정
다행히 팔각정은 안 막혀 있었다.
팔각정에 야경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이 사람들도 슈퍼문을 구경하러 왔나 싶었지만 금방 내려갔다.
야경 보러 오신 듯!
응봉산 야경이 되게 괜찮았다.
내가 나중에 집을 구한다면 딱 응봉산 정도의 산이 근처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가볍게 산책하기도 좋고 경치도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상훈 형과 야경을 구경하다가 구석진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달 촬영 준비
우리는 수다를 좀 떨다가 슈퍼문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와 망원렌즈를 결합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해도 되는 건 줄 알았는데 기능이 정말 다양해서 신기했다.
물론 서로 깊은 얘기 하느라 바빠서 망원렌즈의 기능을 전부 살펴보진 못했다.
문제는 두 시간, 세 시간 동안 떠들어도 달이 뜨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할 얘기는 잔뜩 있었지만 달이 떠야 할 방향에 달이 뜨지 않아서 정말 당황했다.
잠깐 상훈형과 내가 다른 우주로 간 건 아닐까 생각도 했다.
그러고 나서 조금 찾아보니 11월 13일에 슈퍼문이 아니라 7월 13일에 슈퍼문이었다.
허허허 그리고 11월 13일의 달은 보름달이 아니라 상현달이었다.
우리가 막 상현달이란 걸 깨달았을 때 딸이 뜨고 있었다.
뭐 오히려 안심하고 편하게 수다를 나눴다.
내가 준비해 간 간식거리들이다.
상훈형이 잘 안 드시길래 마음에 안 드시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드셨다.
아이비가 취향이셨던 듯!!
나중에 결국 달이 뜨긴 떴다.
상훈 형이 야경을 찍으시는데 셔터 버튼이 달 같아서 찍었다.
나중에 상현달 뜬 것을 가져간 망원렌즈로 촬영했는데 상훈형이 아직 사진 파일을 주지 않았다.
11시까지 얘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상훈형이랑 나랑은 이야기가 너무 잘 통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던 날이다.
상훈형과의 대화 글
조금 색다른 여행
이번에 명절이 되어 연락을 돌리다 항상 좋은 얘기를 듣고 내 얘기도 잘 들어주시는 형과 연락을 했다. 종종 '동서울의 현자'로 불러달라고 농담처럼 말하신다. 이번에 연락을 하다가 작년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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